파월 발언 안도하며 美증시 반등…코스피 상승 출발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전날(6일) 코스피는 애플, 테슬라 악재에 약세를 보인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0.30% 내린 2,641.49에 장을 마쳤다.
뉴욕 증시에서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가 감소했다는 소식에 애플(-2.84%)이 내리자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LG이노텍[011070](-8.80%), 비에이치[090460](-1.36%), 삼성전기[009150](-2.13%), SK하이닉스[000660](-1.75%) 등이 일제히 내렸다.
다만 같은 날 AI(인공지능)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0.86% 상승하며 오름세를 지속하자 한미반도체[042700](6.96%), 이수페타시스(1.82%) 등은 오르면서 애플발 악재가 크게 번지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추후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I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조정받을 경우 국내 기술주에 미치는 충격은 커질 수 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가 테슬라처럼 주가 급등기 이후 급격한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CNBC 방송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전날 미국 증권시장 흐름이 '정점'(toppy, 지속 불가능한 고점에 도달한 시장을 이르는 금융 속어)을 찍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며 "정점에서는 주가 하락에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도 엔비디아의 현재 주가가 부담스러운 상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현재 엔비디아가 AI 모멘텀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으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나, AI 기반 서비스가 지속해 나타나는 상황에서 관련 규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최근 주가 상승 폭이 큰 만큼 과한 쏠림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있다"고 짚었다.
특히 AI주 주가 상승에는 명확한 금리 인하 시그널이 필요한데 대외적인 매크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빠른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단기적으로 AI주가 하락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기대 억제, 근원물가 안정 확인 등을 위해 연준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상반기 금리 인하 부재에 따른 경제 경착륙의 가능성이 커 AI 등 위험자산 가격에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완벽하게 화창한 날에는 작은 구름도 의심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AI주 독주로 올해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AI와 비AI 주가 간 괴리가 지나친 상태"라며 "주도주가 빠지면서 시장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며 오는 20일에 끝나는 FOMC 정례회의가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주가가 테슬라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점유율 관점에서 볼 때 엔비디아의 AI GPU(그래픽처리장치)칩 시장 점유율이 98% 수준이나, 테슬라의 경우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이 그 정도까지 압도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 기업에 따라잡히면서 경쟁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게다가 엔비디아와 경쟁사 간 기술 격차가 벌어진 점을 고려했을 때 테슬라와는 차별점이 있어 테슬라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민간 고용 지표가 고용 둔화를 시사하자 안도감이 유입되면서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0% 올랐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51%, 0.58% 상승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주가 변곡점은 3월 FOMC 정례회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오늘(7일)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석환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고용시장 지표와 파월 의장 발언을 소화하며 하락한 국채 수익률에 힘입어 상승한 가운데 코스피는 상승 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급락한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해 조정을 받았던 국내 비트코인 관련주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mylux@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