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누아투 경찰과 "어업법 위반" 합동 단속…전략적 요충지 태평양서 미·중 영향력 경쟁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 해안 경비대가 태평양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 경찰과 함께 바누아투 해역을 순찰하면서 바누아투 어업법을 위반한 중국 어선 6척을 적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누아투 당국은 지난달 자국 경찰이 미국 해안 경비대 경비정 해리엇 레인에 탑승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순찰에 나섰다며 미국 해안 경비대와 함께 이 지역 순찰에 나선 것은 수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또 적발된 어선들은 주로 바누아투 해역에서 조업하지만, 해외에 본사를 둔 중국 어선들로 이들은 바누아투 어업법을 어기고 어획 활동 일지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다며 어선들이 속한 중국 기업 등에 벌금 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바누아투 수산부의 야카르 실라스 감시 책임자는 "이번 순찰을 통해 바누아투 해역에서 조업하면서 어획물을 바누아투가 아닌 다른 나라 항구로 하역하는 선박들을 조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안 경비대 측은 "바누아투 정부가 위반 사항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기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주바누아투 중국 대사관은 "중국 기업은 바누아투 법을 준수한다"며 중국 어선들이 바누아투 정부로부터 어업 허가를 받았으며 합법적으로 조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이를 차단하려는 미국의 외교·안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도 두 나라가 전략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경쟁하는 곳으로 꼽힌다.
중국은 바누아투의 최대 대외 채권국이며 바누아투에 각종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바누아투에 군사 기지 건설을 시도한다고 의심한다.
이처럼 바누아투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자 미국은 바누아투에 대사관 개설을 추진 중이다. 또 바누아투를 비롯해 태평양 도서국에 해안경비대를 지원, 해양 안보 역량 강화를 돕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달에도 키리바시 경찰과 함께 약 10년 만에 키리바시 EEZ를 순찰하며 불법 어업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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