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납세의식 조사 결과…2012년 64.8%→올해 36.3%
61% '세금 대비 정부 혜택 낮다'…63% '탈세 발각 가능성 낮아'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국민의 납세 의식이 과거보다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납부한 세금 대비 정부가 주는 혜택이 낮고 탈세 발각 가능성도 작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실장은 7일 열린 '제58회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국민 납세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 실장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25∼64세 남녀 4천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한 달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세금 납부 시 드는 생각'을 묻는 말에 '국민의 기본 의무이기에 전부 낸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36.3%였다.
이는 조세연이 수행한 2012년 조사(64.8%)보다 28.5%포인트 낮은 것이다. 10여년 새 절반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다만 과거와 조사방식에 차이가 있어 결과에 유의해야 한다고 오 팀장은 부연했다.
납부한 세금 대비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을 묻는 말에는 16.3%가 '매우 낮은 수준', 44.7%가 '대체로 낮은 수준'이라고 답해 61.0%가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대체로 높은 수준'은 7.0%, '매우 높은 수준'은 1.0% 등 긍정적인 의견은 8.0%에 그쳤다. '비슷한 수준'은 31.0%였다.
탈세한 사람들이 과세 관청에 발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다'가 8.8%, '대체로 낮다'가 53.8%로 부정적 의견이 62.6%로 집계됐다.
부정직한 세금 납부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나 처벌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가 22.4%, '별로 그렇지 않다'가 53.2%로 부정적 의견이 75.6%에 달했다.
소득 미신고 적발 시 벌금이나 형사 처벌 수준에 대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 8.8%, '대체로 낮은 수준'이 38.7%로 부정적 의견이 47.5%였다. 높은 수준이라는 의견(23.0%)보다 많았다.
소득이 낮은 사람이 아예 소득세를 부담하지 않는 데 대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비율이 59.3%로 문제라고 생각하는 비율(40.7%)보다 높았다.
오 실장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국민의 납세 의식과 납세 순응 행위의 결정 요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국세청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수록, 탈세의 발각 가능성이 높을수록 납세순응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이는 것도 납세 순응 행위를 강화했다.
오 실장은 "납세 의식을 높이기 위해 수평적 형평성을 개선하고 국민의 조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조세 행정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동시에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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