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엔지니어, 구글 AI 영업비밀 훔친 혐의로 미국서 기소

입력 2024-03-07 12:22  

중국인 엔지니어, 구글 AI 영업비밀 훔친 혐의로 미국서 기소
전 구글 직원, 중국 회사서 일하면서 구글 AI 정보 수백건 빼내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중국 국적의 전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이 회사의 인공지능(AI) 관련 영업 비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국 법무부가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38세 중국인 린웨이 딩은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4건의 연방 영업 비밀 절도 혐의로 기소돼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 뉴어크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는 몰래 중국에 있는 두 개 업체에서 일하면서 구글의 AI 관련 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장에 따르면 2019년 구글에 고용된 딩은 이 회사의 슈퍼컴퓨팅 데이터 센터들에 대한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2022년 5월부터 수백개의 파일을 개인 구글 클라우드 계정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그는 구글의 슈퍼컴퓨팅 데이터 센터가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거대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하드웨어 인프라에 대한 세부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절도 행각을 시작한 몇주 뒤 그는 AI 기술을 사용한다고 홍보하는 중국에 있는 한 초기 단계 기술 업체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와 매달 1만4천800 달러(약 2천만원)의 급여와 연간 보너스, 이 회사의 주식을 제안받았다.
그는 중국에 가서 이 회사의 투자자 회의에 참석해 투자금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직접 중국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을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구글에 이 두 회사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딩은 지난해 12월 구글을 그만뒀으며 이후 그를 의심스럽게 여긴 구글은 그의 네트워크 활동 기록에서 2023년 5월까지 허가받지 않은 자료 업로드가 있었던 사실을 발견했다.
FBI는 올해 1월 딩의 자택과 전자 기기를 압수 수색했고 구글에서 훔친 500개가 넘는 기밀 정보 파일이 담긴 그의 개인 계정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장관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발표하고 "법무부는 우리의 영업 비밀과 기밀 절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성명에서 이날 기소는 중국에 근거지를 둔 기업과 연계된 이들이 얼마나 미국의 혁신을 훔치려고 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우리의 기밀 상업 정보와 영업 비밀 절도를 막기 위한 엄격한 보호 장치가 있다"면서 "조사 후 우리는 이 직원이 다수의 문서를 훔친 것을 알게 됐고 신속하게 이번 사건을 법 집행 기관에 맡겼다"고 밝혔다.
딩은 각 혐의로 최고 10년의 징역형과 25만 달러(약 3억3천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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