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NH금융지주에 칼날 댄다…지배구조 정조준(종합)

입력 2024-03-07 16:36  

금감원, NH금융지주에 칼날 댄다…지배구조 정조준(종합)
배임사고부터 NH투자증권 CEO 선임절차 등 전반적 고강도 검사 예고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금융감독원이 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들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한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은행의 배임사고뿐 아니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부터 농협중앙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까지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를, 다음날부터 NH투자증권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시작한다.
앞서 농협은행은 2019년 3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업무상 배임으로 109억4천700만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에서 배임 사고 등 금융사고가 지속해 발생하는 데 대한 검사를 농협금융지주까지 확대해 내부 통제 이슈, 지배구조 등 문제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출자한 단일주주로서 역할을 적절히 했는지까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나 은행이 중앙회에 내는 브랜드 사용료, 출연기금 등이 과도하게 결정되는 부분이 없는지도 검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영 이슈에 대해 개별 회사가 아니라 NH금융그룹 내에서의 내부통제나 조직문화에서 기인한 부분이 있는지를 따져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NH투자증권에 대한 정기검사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8일부터 착수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 정기검사에서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영채 대표 후임 CEO 선임 절차가 적절하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이달 5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소집하고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을 차기 사장 후보로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오는 11일 임추위를 추가로 열어 숏리스트 중 한 명을 추린 뒤, 같은 날 정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과정에서 전문성이나 업력에 대한 고려 외에도 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후임 CEO 추천 결정에 대해서도 금융지주와 중앙회 차원의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이슈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밖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적절히 관리되고 있는지, 파두[440110] 등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산정이 적절했는지 등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처럼 대주주 권한이 과도하면 금융그룹 내에서의 경영 자율성이 침해되는 부분이 있다"며 "NH금융지주가 금융그룹으로서 전문성을 갖춘 채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금융사의 지배구조 개편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감원은 3월 중순까지 국내 8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에서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 로드맵'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작년 연말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및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등 내용을 담은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srch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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