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5년만에 iOS 완화…메타 왓츠앱, 다른 메신저와도 채팅 오픈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유럽연합(EU) 27개국 전역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빅테크를 규제하는 디지털 시장법(DMA)이 전면 시행되면서 이들 기업이 제공해 온 서비스에도 일대 변화가 생겼다.
DMA는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아 다른 서비스도 이들 빅테크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가 과징금으로 부과되고 반복 위반시 20%로 늘어나게 된다. 빅테크가 DMA를 준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법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6곳을 규제 대상인 '게이트 키퍼'로, 이들이 운용하는 운영 체제, 소셜미디어(SNS), 검색 엔진 등을 규제 대상으로 각각 지정했다.
DMA 시행으로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서비스 변화로는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검색, 메타의 소셜미디어 등이 꼽힌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에 제3자 앱(app)스토어 설치를 허용했다. 아이폰은 그동안 자체 앱(App)스토어에서만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통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 DMA 시행으로 아이폰에서 제3자 앱스토어를 통해서도 앱을 다운받을 수 있게 운영체제 iOS가 완화된 것이다. 이는 15년 전 앱(App)스토어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애플은 또 앱(App)스토어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 부과해온 최대 30%의 수수료도 낮췄다. 앱스토어 개방으로 개발자들이 다른 앱스토어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구글 검색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우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기기를 처음 설정할 때 구글 검색 엔진이 기본 설정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이용자가 옵션 메뉴에서 선호하는 브라우저와 검색 엔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덕덕고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과 같은 경쟁 검색 엔진이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검색 결과에 대해서는 비교 사이트로 안내된다.
이용자가 구글 검색 엔진에서 항공권 검색 시 기존에는 자체 예매 서비스인 '구글 플라이트' 결과부터 떴지만, 이제는 여러 예매 대행 사이트 목록이 나열된 독립적인 '항공편 검색 사이트'가 뜬다.
자사 서비스를 우대해선 안 된다는 규정에 따라 이용자가 직접 업체를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약 20억명의 이용자를 둔 메신저 왓츠앱을 보유하고 있다. 왓츠앱 이용자는 플랫폼 내 이용자뿐만 아니라 다른 메신저 이용자와도 채팅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소셜미디어(SNS)를 외부에 개방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윈도 운영체제가 DMA 적용을 받는 MS는 윈도 검색에서 자체 검색 엔진 빙의 결과가 우선 나타나지 않도록 했다. 앞으로는 윈도 검색에서도 구글의 검색 결과가 나타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유럽 스토어를 방문하는 고객에게 개인 맞춤형 광고를 위한 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런 서비스 변화는 유럽에서만 적용된다. 그러나 이들 빅테크는 EU의 이런 변화 요구에 대해 보안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애플은 "DMA를 준수하기 위해 도입하는 새로운 옵션들은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변화는 EU 사용자들과 EU 밖 이용자들 보안 사이에 간극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