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구호항구' 구축에만 두달…정상운영까지 산 넘어 산(종합)
미, 해안에 임시부두 설치해 매일 트럭 수백대 분량 지원 계획
키프로스에 구호품 집결, 이스라엘 검사 거친 후 운반할 듯
부두 구축시간·육로운송로 마련 등 관건…유엔 "육로운송이 더 중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이 아사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 주민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항구'를 건설하기로 했으나, 항구 설치부터 물품 운반, 전달까지 쉽지만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임시 항구 건설을 미군에 명령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임시 부두 형태의 항구는 미군이 가자지구 앞바다에서 건설한다.
이후 이를 가자지구 해안 가까이 이동시킬 예정이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물 위에 떠 있는 독(dock·부두)을 건설하는 데 경험이 많은 미 육군 제7원정수송여단이 항구 건설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입 인원은 수백에서 수천 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항구가 설치되는 해안은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구획선인 '와디 가자' 이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임시항구가 식량과 물, 의약품, 임시 보호시설을 운반하는 선박들을 수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지상군 파병은 없다(no US boots will be on the ground)"며 미군이 가자지구로 직접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항구 설치에 30일에서 60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 위에서 항구를 만들어 낼 대형 선박들은 가자지구 근처 해안으로 들어와야 하므로 미군의 무장 호위도 필요하다.
무장 호위는 몇주에서 몇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백악관은 항구 건설에 대한 확실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해역과 영토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해안을 통한 구호품 전달 방식에는 이스라엘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스라엘 관계자는 이에 "임시부두 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번 계획은 양측간의 완전한 조율을 통해 수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구호품이 지중해 키프로스 섬을 거친 후 가자지구로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가자지구에서 389㎞ 떨어진 키프로스 항구도시 라르나카에 각지에서 보내오는 구호품을 모으고, 이스라엘이 물품을 검사한 후 배를 통해 가자지구로 내보내는 계획에 동의하고 있다.
부두 시설이 완공된 후에는 구호품 운반 방식을 정해야 한다.
임시 부두를 물 위에 계속 띄워놓고 작은 배를 이용해 구호품을 해안으로 운반하거나, 트럭이 구호품을 직접 옮길 수 있도록 임시로 둑길을 만들어 부두와 연결해야 한다.
미국은 항구를 통해 매일 트럭 수백 대 분량의 지원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경로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포격으로 트럭이 구호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까지는 해소하기 어렵다.
또한 임시항구는 구호품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제어할 수 있는 방책도 아니다.
지난달 29일 가자시티에서는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팔레스타인 주민 100여명이 혼란 속에서 총격 등으로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예루살렘 주재 유엔 구호 담당관 제이미 맥골드릭은 해상 통로가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트럭 운송을 위한 육로 경로를 더 많이 개설하는 것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해상, 공중 투하 등 가자지구에 물자를 공급하는 모든 수단을 지원하지만 우선순위는 도로 운송"이라며 해상 통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인도주의·재건 조정관인 시그리드 카그도 해상 원조지원 통로 구축은 환영하지만 "하늘과 바다는 육지를 대체할 수 없다"며 육상 운송 확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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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안에 임시부두 설치해 매일 트럭 수백대 분량 지원 계획
키프로스에 구호품 집결, 이스라엘 검사 거친 후 운반할 듯
부두 구축시간·육로운송로 마련 등 관건…유엔 "육로운송이 더 중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이 아사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 주민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항구'를 건설하기로 했으나, 항구 설치부터 물품 운반, 전달까지 쉽지만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임시 항구 건설을 미군에 명령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임시 부두 형태의 항구는 미군이 가자지구 앞바다에서 건설한다.
이후 이를 가자지구 해안 가까이 이동시킬 예정이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물 위에 떠 있는 독(dock·부두)을 건설하는 데 경험이 많은 미 육군 제7원정수송여단이 항구 건설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입 인원은 수백에서 수천 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항구가 설치되는 해안은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구획선인 '와디 가자' 이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임시항구가 식량과 물, 의약품, 임시 보호시설을 운반하는 선박들을 수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지상군 파병은 없다(no US boots will be on the ground)"며 미군이 가자지구로 직접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항구 설치에 30일에서 60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 위에서 항구를 만들어 낼 대형 선박들은 가자지구 근처 해안으로 들어와야 하므로 미군의 무장 호위도 필요하다.
무장 호위는 몇주에서 몇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백악관은 항구 건설에 대한 확실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해역과 영토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해안을 통한 구호품 전달 방식에는 이스라엘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스라엘 관계자는 이에 "임시부두 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번 계획은 양측간의 완전한 조율을 통해 수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구호품이 지중해 키프로스 섬을 거친 후 가자지구로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가자지구에서 389㎞ 떨어진 키프로스 항구도시 라르나카에 각지에서 보내오는 구호품을 모으고, 이스라엘이 물품을 검사한 후 배를 통해 가자지구로 내보내는 계획에 동의하고 있다.
부두 시설이 완공된 후에는 구호품 운반 방식을 정해야 한다.
임시 부두를 물 위에 계속 띄워놓고 작은 배를 이용해 구호품을 해안으로 운반하거나, 트럭이 구호품을 직접 옮길 수 있도록 임시로 둑길을 만들어 부두와 연결해야 한다.
미국은 항구를 통해 매일 트럭 수백 대 분량의 지원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경로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포격으로 트럭이 구호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까지는 해소하기 어렵다.
또한 임시항구는 구호품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제어할 수 있는 방책도 아니다.
지난달 29일 가자시티에서는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팔레스타인 주민 100여명이 혼란 속에서 총격 등으로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예루살렘 주재 유엔 구호 담당관 제이미 맥골드릭은 해상 통로가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트럭 운송을 위한 육로 경로를 더 많이 개설하는 것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해상, 공중 투하 등 가자지구에 물자를 공급하는 모든 수단을 지원하지만 우선순위는 도로 운송"이라며 해상 통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인도주의·재건 조정관인 시그리드 카그도 해상 원조지원 통로 구축은 환영하지만 "하늘과 바다는 육지를 대체할 수 없다"며 육상 운송 확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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