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로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최근 수차례 진입하려고 했지만 보안 등을 이유로 실패했다고 유엔이 전했다.
8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 5일 가자지구 북부로 향하던 세계식량계획(WFP)의 구호품 트럭 14대가 가자지구 남·북부를 가르는 와디가자 검문소에서 가로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트럭을 3시간 정도 세워둔 채 검문하다 결국 트럭을 돌려보냈다고 OCHA는 전했다.
OCHA는 지난달 18∼19일에도 2차례에 걸쳐 가자지구 북부로 구호품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구호품 트럭에 몰려드는 군중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다 현지 치안이 나빠 구호품이 약탈을 통제하기 어려운 탓이었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OCHA는 와디가자 남쪽으로는 구호품 전달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와디가자 남쪽에선 계획된 구호품 전달 임무 200건 가운데 105건이 이스라엘 당국의 협조하에 성사됐다.
하지만 와디가자 북부에서는 안전 우려 탓에 애초에 구호품 전달 임무가 24건 계획돼 있었고 이마저도 6건만 실행됐다고 OCHA는 부연했다.
가자지구 북부는 유엔이 분류하는 식량 위기 5단계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단계인 '재앙·기근'(Catastrophe·Famine)에 접어든 상태다.
북부 핵심 도시 가자시티에서는 지난달 29일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주민 100여명이 이스라엘군의 총격 등으로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OCHA는 가자지구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어린이와 노인 등 20명이 굶주림과 탈수를 겪으며 사망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미국이 추진하는 공중·해상 운송도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겠지만 육로 운송을 정상화해야 대규모 구호품 이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WFP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북부의 기근을 막기 위해 많은 식량을 공급할 유일한 방법은 도로 운송"이라며 "이를 위해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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