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두고 구글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는 가운데 한 엔지니어가 공개적으로 항의를 하다 해고됐다고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뉴욕에서는 마인드더테크(MindTheTech)라는 이스라엘 테크 산업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 행사는 이스라엘 첨단 기술 산업을 지원하는 자리로, 구글은 후원자로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구글의 이스라엘 사업을 담당하는 버락 레게프 매니징 디렉터가 연단에 올라 기조연설을 했다.
그러나 기조연설 도중 한 남성이 관객석에서 "집단학살(genocide)을 부추기는 기술 구축을 거부한다"며 "극단적 인종차별(apartheid)을 위한 클라우드는 없다"고 소리쳤다.
이 남성은 구글 클라우드 엔지니어였고, 보안요원들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레게프 디렉터는 "민주적 가치의 회사에서 일하는 특권의 일부는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말하며 애써 상황을 넘겼다.
그러나 이 엔지니어는 이후 해고됐다.
구글 대변인은 CNBC 방송에 "회사가 후원하는 공식 행사를 방해한 이유로 해고됐다"며 "이런 행동은 경중을 불문하고 용납될 수 없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회사의 어떤 정책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직원의 공개 항의와 해고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둘러싸고 구글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
지난 7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서밋을 앞두고 구글 임직원 게시판에는 이스라엘과의 군사 계약에 대한 직원들의 댓글이 폭주했다.
구글은 현재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님버스'(Project Nimbus)라는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여성 등 3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마임드더테크 행사에 대한 후원을 중단하라며 경영진에 보낸 서한에 직원 600여명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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