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서아프리카 감비아의 독재 정권 시절 반인도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직 내무장관을 법정에 세운 스위스 검찰이 종신형을 구형했다.
9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 법무부 등에 따르면 연방 검찰은 전날 스위스 남부 벨린초나의 연방형사법원에서 열린 오스만 송코 전 감비아 내무장관의 결심 공판에서 종신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송코 전 장관은 야히야 자메 전 감비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서 2006∼2015년 감비아에서 벌어진 야당 정치인 고문과 탄압을 주도한 인물이다.
독재 정권 유지를 위해 시민을 상대로 살인과 고문, 성폭력 등을 저지른 군부대를 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5년 스웨덴을 거쳐 스위스로 입국했으나 국제인권단체들의 고발로 2017년 1월 스위스에서 체포돼 수감 생활을 이어왔다.
그의 공소사실인 살인과 고문, 중대 성폭력 등은 전쟁범죄 및 집단살해 등과 함께 사법 분야에서 보편적 관할권이 인정되는 반인도 범죄다. 이에 따라 송코 전 장관은 스위스 법정에 섰다.
연방 검찰은 송코 전 장관의 공소사실을 검토해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 선고를 요청했다.
송코 전 장관은 결심 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고소·고발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스위스에서 7년간 구금 생활을 한 데 대해서는 "식민주의와 인종차별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코 전 장관의 판결 선고일은 아직 고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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