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로빈후드' 자처하며 부정부패 맞선 투사 행세
민낯은 평생 범죄자…희생자 태우는 잔혹습성 탓 이색별명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카리브해의 최빈국 아이티를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은 인물 지미 셰리지에는 '바비큐'로 불리는 경찰 출신의 갱단 두목이다.
셰리지에는 갱단 연합체, 'G9'을 이끌면서 빈민들을 위해 부패한 정부에 맞서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범죄로 얼룩진 인생을 살아온 범죄자일 뿐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셰리지에는 서방 언론 인터뷰에서 카리브해의 로빈 후드인 양하고 피델 카스트로와 맬컴 X 등을 찬양하면서 자신을 부정부패에 맞서고 있는 자유 투사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뉴요커 인터뷰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좋아한다면서 킹 목사는 총을 들지 않았지만, 자신은 총을 들고 싸운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AP통신 인터뷰에서도 자신은 도둑도, 납치범도, 강간범도 아니라면서 도시빈민들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셰리지에는 아이티 곳곳에서 무장 폭력을 주도하면서 아리엘 앙리 총리의 사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셰리지에는 잔혹한 범죄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장클로드 듀발리에의 독재가 이뤄지던 지난 1970년대에 태어난 셰리지에는 포르토프랭스의 빈민가 중 한 곳인 델마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5살에 아버지를 잃고 델마스 거리에서 닭튀김을 팔던 어머니와 함께 생활했는데 이 때문에 '바비큐'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바비큐라는 별명이 붙은 진짜 이유는 희생자들을 소각하는 잔혹한 습관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셰리지에는 젊은 시절 경찰 폭동진압부대에서 근무했으나 71명이 사망한 빈민가 학살사건에 가담하는 등 범죄행위를 일삼다 2018년 경찰에서 쫓겨난 뒤 경단 생활을 시작했다.
아이티 비영리단체인 라코우 라페의 루이 앙리 마르스 국장은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뷰에서 셰리지에는 범죄 사업가라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약속을 뒤집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마르스는 셰리지에를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화산 같은 사람이라면서 그가 어느 정도의 카리스마도 가지고 있으며 머리도 있지만 동시에 폭력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셰리지에를 인터뷰한 스카이 뉴스의 스튜어트 램지 특파원은 그는 자신을 정부의 부정부패와 맞서 싸우는 혁명 전사라고 생각하지만 완전한 범죄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꼬집었다.
셰리지에는 다른 범죄집단 두목들처럼 아이티 정치권과도 연결돼 있으며 정치적 야망도 가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셰리지에는 지난 2021년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셰리지에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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