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 노인은 4명 중 한 명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병력이 없는데도 1차 심뇌혈관 질환 예방 목적으로 일주일에 최소 3번 이상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스피린은 혈소판의 혈액 응고 기능을 억제해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혈전 형성을 막지만, 내출혈 등의 부작용이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제프리 쿨그렌 교수 연구팀이 2023년 7∼8월 사이 2천657명(50∼80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 건강한 노화' 설문조사(NPHA)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9일 보도했다.
75∼80세 노인은 42%가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었다. 50∼80세의 31%는 아스피린이 출혈 위험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들 중 57%는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없었다.
이런 노인은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거나 끊을 때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스피린의 혈전 억제 효과와 출혈 위험 부작용이 어떤 사람에게 가장 큰가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아스피린에 대한 지침도 달라졌다.
새로운 지침은 대부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이미 한 번 겪었거나 개인 건강과 가족력 때문에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만 아스피린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 심장 학회(ACA)와 미국 심장 협회(AHA)는 2019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고 출혈 위험은 없는 40∼70세 연령층만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사용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ACC와 AHA는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이 향후 10년 사이에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의사가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온라인 계산기도 만들었다.
미국 질병 예방 특별 위원회(USPSTF)는 60세가 넘으면 심뇌혈관 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은 시작하지 말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이는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면 위궤양과 같은 위장 출혈 위험이 약 60%, 뇌출혈 위험이 20∼30% 높아진다는 임상시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특위는 설명했다.
그러나 심근경색이나 다른 심혈관 질환 그리고 뇌경색을 이미 한 번 겪은 사람들에게는 재발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이 권장되고 있다.
미시간 대학의 조던 새퍼 혈액학 교수는 이 설문조사 결과는 아스피린 효과와 부작용에 관한 최신 정보에 따라 아스피린이 사용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노인의 71%가 4년 전부터 복용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개정되기 전의 지침에 따라 복용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미시간 대학 심장 전문의 제프리 반스 교수는 아스피린 지침들이 바뀐 만큼 40세 이상 연령층은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 과거의 건강 문제,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혈당, 생활 습관(운동, 식습관, 흡연) 등으로 평가된 심뇌혈관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의사와 상의해 아스피린 복용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미시간 대학의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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