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닌 지금 무엇을 하는지 봐라…모두 비인간화 희생자"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다룬 영화로 10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상을 받은 영국 조너선 글레이저(58) 감독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규탄했다.
글레이저 감독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바로 바깥에 사는 수용소 소장 가족의 삶을 묘사하면서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드러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AP 통신에 따르면 유대인 출신인 그는 수상 소감으로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가자지구 전쟁을 언급했다.
글레이저 감독은 "우리의 모든 선택은 현재의 우리를 반영하고 맞서기 위해 내린 것"이라며 "'그들이 그때 무엇을 했는지 보라'는 말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그들의 유대인성(이스라엘 민족성)과 홀로코스트가 수많은 무고한 사람을 분쟁으로 이끈 점령에 이용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수많은 사람이 숨지고 현지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생한 희생자이든,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든, 모두 비인간화의 희생자들인데 우리가 어떻게 저항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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