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생 LG투자증권 시절 입사해 현장경험 쌓아와…유찬형 꺾고 CEO行
후보 선임 과정서 농협중앙회-NH금융지주 갈등 노출…내부 봉합 과제로 남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NH투자증권[005940]이 11일 차기 사장 최종후보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을 낙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윤 부사장을 차기 사장 최종후보로 결정, 곧이어 소집된 정기 이사회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을 공식 선임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967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윤 부사장은 1993년 LG투자증권으로 입사해 우리투자증권 시절 기업금융(IB)·커버리지 부문을 담당하고, NH투자증권에서도 IB 및 인프라 투자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쳐온 '증권맨'이다.
임추위는 앞서 지난 5일 차기 사장 후보에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 부사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016360] 부사장 등 3인을 숏리스트로 확정했다.
정영채 현 사장이 과거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지난해 말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의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최근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퇴임 의사를 밝히며 6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번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선임 과정에서는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간 갈등이 노출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은 NH투자증권과 다른 농협 계열사 간의 단합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 '농협맨'인 유 전 부회장이 사장 후보에 적합하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증권업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인물이 NH투자증권을 맡아야 한다며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NH농협금융지주·NH농협은행·NH투자증권 등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들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선임 절차 등 지배구조 전반을 들여다보면서 또 하나의 변수가 더해졌다.
업계는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사실상 농협중앙회에 손자회사인 NH투자증권의 CEO 선임 절차에 지나친 개입을 자제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같이 복잡한 상황 속에 사장 최종후보 선발이 난항을 겪으면서 애초 이날 오전 소집되기로 했던 임추위 회의가 늦은 오후로 미뤄지기도 했다. 주총 날짜도 오는 26일에서 27일로 순연됐다.
애초 강 회장의 지원에 힘입어 '유찬형 대세론'이 확산하기도 했으나, 유 전 부회장이 그대로 낙점될 경우 금융당국의 주문을 거스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내부 사정을 꿰뚫고 있는 '증권맨'을 차기 수장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최근 경쟁이 치열해진 금융투자업계에서 전문성이 곧 '경쟁력'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등 상당수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글로벌 투자나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 전문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을 수장으로 세대 교체한 상태다.
후보 선임 과정에서 노출된 중앙회-지주 간 파열을 잠재우고 내부를 봉합해 사장 선임의 정당성을 설득할 경영성과를 내는 것이 앞으로 윤 부사장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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