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과 지출 상한 합의로 더 못 늘려…의회 합의시 증액 가능성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의 내년도 국방 예산이 전년 대비 고작 1% 증가하면서 F-35 스텔스 전투기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주요 무기체계 구매가 축소되거나 늦어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의회에 8천950억달러(약 1천174조원) 규모의 2025 회계연도 국방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24 회계연도 국방예산안보다 1% 많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상황에서도 의회에 국방예산을 크게 늘려 요청하지 않는 것은 작년 5월에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과 한 합의 때문이다.
당시 양측은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 사태를 피하기 위해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대신 2024 회계연도 국방 지출을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8천860억달러로 제한하고, 2025년에는 예산을 최대 1%만 증액하는 상한을 두는 데 합의했다.
이번에 요청하는 8천950억달러는 국토안보 예산과 에너지부의 핵무기 관련 활동 예산을 포함한 것으로 국방부 소관 예산은 8천5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예산이 전년 대비 300억달러가량 줄어들면서 국방부는 F-35 전투기와 미국 영토인 괌의 방공 체계 구매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F-35 전투기 구매 예산이 16억달러가량 줄어들면서 주문 수량은 당초 예상했던 83대가 아닌 70대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항공모함과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 주문도 늦출 계획이다.
또 운영비가 많이 드는 함정과 항공기 등 오래된 무기를 퇴역해 비용을 절감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이 예산 증액에 상한을 설정하기 전에 국방부는 2025년에 약 8천80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고 전체 국가안보 예산은 9천29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이번 예산안이 확정된 금액은 아니라 의회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
의회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2025 국방예산이 9천억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예산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편 올해 국방예산으로 요청한 8천860억달러는 공화당의 반대로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국방부는 임시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는 22일이 현재 운용되는 국방 관련 임시 예산 시한이며, 그 안에 2024회계연도 본예산안을 확정짓지 못하거나 새로운 임시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해당 분야 연방정부의 일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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