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상승으로 바나나 뿌리 썩게 하는 곰팡이 확산 쉬워져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기후 위기로 인해 바나나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 단체 진단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바나나 생산 및 무역을 촉진하기 위한 유엔 산하 단체 '세계 바나나 포럼'(WBF) 수석 이코노미스트 파스칼 리우는 "기후 변화는 바나나 산업에 엄청난 위협"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기온이 오르면 바나나 뿌리를 썩게 만드는 파나마병을 유발하는 곰팡이 '푸사리움 윌트 TR4'가 확산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바나나끼리는 유전자가 비슷한 탓에 하나가 파나마병에 걸리면 근처 모든 바나나가 병에 걸리게 된다.
현재 푸사리움 TR4는 호주와 아시아에서 아프리카, 남미로까지 옮겨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리우는 "푸사리움 포자는 저항력이 매우 강하고 홍수나 강풍을 매개로도 퍼질 수 있다"며 "따라서 이런 (기후) 현상은 일반적 기후 패턴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병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운송 비용 상승, 인력 부족 등 요소가 겹치면서 영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바나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리우는 내다봤다.
연간 바나나 수입량이 50억개에 이르는 영국에서는 이미 일부 상점에서 바나나 부족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리우는 "공급이 크게 늘지 않으면 바나나 가격은 앞으로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BF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의를 열고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