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유대인 겨냥한 유럽 내 공격시도 최근 속출
"하마스·헤즈볼라 등, 조직 선전·모병·모금에 가자전쟁 이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뒤 유럽에 테러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안보당국은 최근 극단주의자들의 잇따른 테러 시도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테러 시도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주체도 바뀌어 대테러 작전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각국은 2015년께 칼리프국(이슬람 초기 신정일치국)을 참칭한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지시하거나 선동한 테러로 시련을 겪었다.
IS는 서방의 격퇴전에 밀려 시리아, 이라크 거점을 내준 뒤 흩어졌고 이들이 주도하는 유럽 원정 테러도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호라산, 하마스, 헤즈볼라를 비롯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유럽 내 테러 시도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저지된 테러 시도를 보면 안보당국이 우려하는 실태를 가늠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보스니아에서는 작년 12월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출신 난민으로 가장한 집단들이 돌격소총, 권총을 소지하다 체포됐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전에 격분해 유럽 내 유대인, 이스라엘인을 공격하려고 한 정황이 잡혔다.
독일, 오스트리아에서도 같은 달 타지키스탄 국적자들이 크리스마스를 틈타 수백명이 몰리는 성당을 공격하려고 하다가 제지당했다.
이탈리아에서도 팔레스타인인 3명이 유럽 내 민간인과 군사시설을 공격하려고 준비하다가 전날 구속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조직원으로 의심받고 있다.
유럽 대테러 당국은 이런 사례를 가자전쟁 여파로 반미, 반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동기가 늘어나는 추세로 해석한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1천200명을 잔혹하게 죽이고 240명을 근거지 가자지구에 인질로 데려갔다.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를 위해 하마스 전면 해체를 목표로 내세워 가자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전쟁 5개월 만에 3만여명을 살해했다.
이런 무차별 공세 때문에 이슬람권에서 하마스 대의에 동조하거나 최소한 이스라엘의 가혹한 보복에 분노하는 여론이 한층 커졌다.
독일 안보 당국자는 하마스, 헤즈볼라, 이들과 연계한 유럽 내 무장세력이 가자전쟁을 자신들의 조직에 대한 선전과 조직원 모집, 재정 확충에 이용한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오래전부터 유럽에 자금 모집 거점을 두고 조직원을 위한 은신처까지 운영해온 것으로 파악되기에 유럽의 우려는 더 크다.
미국 국가정보국(DNI)도 전날 공개한 연례 위협보고서에서 가자전쟁이 테러의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DNI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뒤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IS가 둘 다 추종자들에게 이스라엘과 미국을 공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자전쟁 때문에 반유대주의 테러가 탄력을 받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시련이 테러단체 조직원 모집이나 테러 선동에 이용된다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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