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인플루언서 테이트, 루마니아서 구금…영국 인도되나

입력 2024-03-12 23:41  

'여혐' 인플루언서 테이트, 루마니아서 구금…영국 인도되나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극단적인 여성 혐오 발언으로 악명높은 영국계 미국인 인플루언서 앤드루 테이트(37)와 그의 동생 트리스탄(35)이 루마니아에서 영국 당국이 발부한 유럽 체포 영장에 따라 구금됐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이트 형제의 대변인은 이번 구금과 관련된 혐의가 2012∼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성적 공격(sexual aggression) 등의 혐의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영국 검찰이 해당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항소법원은 이날 테이트 형제를 영국으로 인도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영국 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와 관련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대변인은 "테이트 형제는 모든 혐의를 단호하게 부인하고 실질적으로 새로운 증거 없이 그러한 심각한 혐의가 되살아난 것에 대해 깊은 실망을 표했다"고 말했다.
테이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매트릭스는 두렵지만 나는 신만 두려워한다"는 글을 올렸다.
킥복서 출신인 테이트는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뒤 극단적인 여성 혐오주의 성향의 인터넷 방송을 시작해 인플루언서가 됐다. 2016년 영국 리얼리티 쇼 '빅 브라더'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건 2017년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슈타인의 성범죄 파문 당시의 발언 때문이다.
그는 성범죄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우울증은 실제 병이 아니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러한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동시에 많은 인지도를 얻었다.
남성이 페미니즘의 희생자고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며 남성의 지도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하며 SNS에서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팔로워의 대다수는 젊은 남성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구글 '올해의 검색어' 인물 부문 3위를 차지했다.
영국 교육 당국은 테이트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을 활용해 그의 발언을 토론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소개했다.
2017년부터 루마니아에서 사는 테이트 형제는 루마니아에서도 성폭행,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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