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소요 현장서 불꽃 쏴대다 총 맞아…병원 이송 후 숨져"
멀어지는 가자 휴전 기대…카타르 "상황 복잡…합의 근접 못 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 12살 팔레스타인 소년이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경 경찰은 이날 동예루살렘 슈아팟 난민촌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했고 진압 과정에서 총기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밤 벌어진 폭력적 소요에서 국경 경찰은 그들 쪽으로 불꽃을 쏘아대 위험을 초래한 용의자 쪽으로 한 발의 총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꽃을 쏘던 팔레스타인 12세 소년 라미 함단 알-할훌리가 총에 맞은 뒤 체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라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라마단이 전날 시작된 이후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측의 총격에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슈아팟 난민촌은 이스라엘에 점령된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관할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가르는 분리 장벽에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 이스라엘 국경 경찰이 배치돼 있던 상황이었다.
이스라엘 측은 라마단 시작에 맞춰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들이 밀집해 있는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에도 경찰 수백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이러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이 라마단 이전 6주간의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중재했지만, 결국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입장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로부터 생존한 인질과 석방 대상자 명단을 받지 못했다며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협상에 대표단조차 보내지 않았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천200명의 민간인과 외국인, 군인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았다. 같은 해 11월 일시 휴전이 성사됐을 당시 일부가 풀려났지만, 여전히 130명가량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
이 중 일부가 사망하면서 현재 생존한 인질은 90여명으로 추정된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영구 휴전 논의를 개시한다는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휴전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는 가운데 미국과 주변국들은 라마단 기간 중에라도 휴전 합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설득 작업을 계속하며 협상의 불씨를 살리려고 노력 중이지만 성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마제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슬프게도 현재로서는 어떤 시간표도 내놓을 수가 없다. 현장의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 우리는 합의에 근접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차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지닌 채 가까운 미래에 합의가 성사될 수 있도록 계속 압박 중이다"라고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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