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처벌 지연돼 지역여론 악화하자 부담 느낀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2022년 5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21명이 사망한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당시 휴가로 부재중이었던 경찰서장이 거의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유밸디 경찰서장 대니얼 로드리게스는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직서에 롭 초등학교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은 해당 사건 이후 2년이 지나도록 경찰 책임자 처벌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에 지역 여론이 악화하자 경찰서장으로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로드리게스 서장이 휴가 중이어서 마리아노 파가스 경위가 서장 직무대행을 맡았는데, 경찰은 총격범을 곧바로 진압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77분 동안이나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가스는 그해 11월 스스로 사직했지만, 그에게 공식적으로 책임을 묻는 절차는 없었다.
희생자 유족들은 로드리게스 서장에게 당시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경찰들을 파면·해임하라고 요구했지만, 로드리게스 서장은 경찰들을 옹호하면서 징계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유밸디시에서 의뢰해 이 사건의 조사를 맡은 민간 조사관들은 지난 7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의 실수가 있었지만, 처벌받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려 희생자 유족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이 사건의 진상 조사 보고서에서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이 리더십과 전술, 의사소통, 훈련 및 대비에 있어 일련의 실패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경찰 대응에 대한 형사상의 조사는 유밸디 지방검찰청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시 당국에서는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다른 기관의 정보 제공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2022년 5월 24일 텍사스주 남부 소도시 유밸디에 있는 롭 초등학교에서는 당시 18세였던 샐버도어 라모스가 총기를 들고 교실로 들어와 무차별 총격을 가해 어린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목숨을 잃었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