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틱톡 금지에 반대 입장…메타·유튜브 등 반사이익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자국 내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에 반대하는 만큼 미 대선도 틱톡의 앞날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법안 통과와 관련해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 하원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자국 앱 시장에서 틱톡을 퇴출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틱톡 금지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상원 표결도 거쳐야 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통과 후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문제는 과거 틱톡 금지를 추진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바꿨으며, 틱톡 금지 시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페이스북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법안에 반대한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한 1·6 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근거 없는 내용을 통한 선동을 우려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시킨 바 있다.
메타는 틱톡에 맞서 인스타그램에 짧은 동영상 서비스 릴스를 운영 중인 만큼 법안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또 유튜브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틱톡 혼란을 틈타 시장 점유율과 광고 수입을 늘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월에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를 앞두고 틱톡 금지를 지지해온 공화당 의원들로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견해를 따를지 고민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의 주요 후원자인 벤처자본가 키스 라보이스는 법안에 반대 투표한 의원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힌 반면, 법안에 찬성할 경우 틱톡 주 사용층인 젊은 유권자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틱톡 매각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바이트댄스가 투자자로 남아있는 상태로 미국에 본사를 둔 별도 틱톡 법인을 세우는 등의 중재안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 시행시 바이트댄스는 미국 내 틱톡 사업을 6개월 안에 매각해야 하는데, 매각대금이 400억∼5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인수 여력을 갖춘 기업이 많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틱톡 측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데이터 보호와 관련한 기존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틱특 측은 "우리 전략은 동일하다"면서 "국가안보 우려에 대응하는 최선책은 투명하고 미국에 기반을 둔 소비자 데이터 보호, 왕성한 제3자 모니터링·조사·인증을 통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틱톡은 법안의 하원 통과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면서도 "긴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상원 통과를 막기 위한 로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재확인했다.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가능한 모든 법적 권한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면서 미국 내 일자리 30만개가 위험해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