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남을 실수될 것"…美 지원안 난항에 "정치적 의지 보여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회원국들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부족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3 연례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인은 용기가 바닥난 게 아니라 탄약이 고갈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토 동맹들이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탄약을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이는 하루하루 전장에서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할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제 그렇게 하는 정치적 의지를 보일 때"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지금은 정말로 중요한 순간이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승리하게 둔다면 역사에 남을 중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평소 직설적 화법을 자제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발언은 비교적 수위가 센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장에서 러시아에 밀리면서 전황이 불리해지는 데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교착되고 EU 역시 약속한 탄약 100만발 전달 계획 이행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을 향해 신속한 추가 지원을 호소 중이다.
올 하반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최악엔 미국의 지원 자체가 끊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 간 결속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연례 보고서에 실린 최신 여론조사를 인용, "나토 동맹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나토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며 "가령 미국에서 나토에 반대한다는 응답률은 13%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이어 "시민의 80% 이상이 북미와 유럽이 공동 안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그는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규모와 관련해서는 올해 전체 회원국의 3분의 2 정도가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지출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15∼17일 러시아 대선에 대해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아니므로 새로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투표를 조직하려는 모든 시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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