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레이팅스 집계…소비 민감 기업 추가 디폴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금리로 인해 올해 들어 빚을 갚지 못하는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를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전 세계적으로 기업 디폴트는 모두 29건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같은 기간의 36건 이후 가장 많았다.
S&P는 수요감소와 임금 상승, 고금리 등으로 인해 채무 상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투자그룹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발생하는 것은 정확하게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발생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채무불이행률이 상승하고 있다"며 "고금리로 인해 부채가 많은 기업들을 갈수록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디폴트가 발생한 기업으로는 미국 페리·크루즈 운영사 혼블로어(Hornblower), 미국 소프트웨어기업 고투(GoTo), 영국의 다국적 영화 지주회사 뷰 엔터테인먼트 인터내셔널(Vue Entertainment International) 등이 있다.
이 같은 디폴트는 대부분 미국에서 발생했지만, 지난 1월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8건은 2008년 이후 그 어느 해와 비교해도 2배로 많은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많은 것이라고 S&P는 전했다.
방사선 진료소 래디올로지 파트너스와 헬스케어업체 플루토 에퀴지션과 카노 헬스 등 미국 의료회사 3곳에서도 디폴트가 발생했는데, 이는 2022년 시행된 '노서프라이즈법'(NSA)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 법은 환자가 선택하지 않은 비급여 치료에 대한 진료비 청구액을 제한하게 돼 있다.
S&P 애널리스트 예카테리나 톨스토바는 소비에 민감한 기업이 추가 디폴트 가능성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면서, 화학과 헬스케어 업종에서도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이며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많아 향후 몇 달 새 디폴트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거시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하반기에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유럽의 채무불이행률이 연말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5% 정도에서 안정될 것으로 S&P는 내다봤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