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마지막 날 '푸틴에 맞서는 정오' 시위 추진"
"당국 처벌 경고…불법집회 규정 등 저지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이 사흘간의 일정으로 15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그에게 대항하는 시위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측근들이 러시아인들에게 '푸틴에 맞서는 정오'로 불리는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16일 전했다.
이 시위는 푸틴 대통령의 통치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정오 전국 투표소에 모이자는 것이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이 시위에 대해 "매우 단순하고 안전한 행동으로, 금지될 수 없다"고 영상 연설을 통해 말했다.
이어 "수백만명의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진 동지를 만나고 우리가 혼자가 아니며 전쟁과 부패, 불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위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나발니 측근들을 전했다.
17일 정오 대신 오후 5시에 투표소로 오라는 가짜 이메일이 푸틴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발송됐다는 것이다.
러시아 독립선거단체 골로스(목소리)는 최소 한 지역의 공무원들이 투표소 근처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신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검찰은 지난 14일 투표소 인근에서 미허가 집회를 여는 것은 투표 방해로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라고 경고했다.
의문사한 남편의 뒤를 이어 푸틴 대통령과 싸우겠다는 결의를 밝힌 나발나야는 서방 국가들에 러시아의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서방 국가들이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더 많은 제재를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나발니 측근들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나발니 지지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아닌 다른 대선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2명 이상의 후보에게 기표해 무효표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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