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노면서 무리없는 급제동…"마일리지·운동성능·승차감 교집합 찾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전기차에는 일반 내연기관차에 장착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타이어가 요구된다.
전기모터와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15∼30% 더 무겁다. 최대 토크는 30∼60% 높다. 또 엔진 소음이 없어 노면에서 전해지는 진동·소음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전기차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필요로 한다.
금호타이어가 이번에 출시하는 '이노뷔'(EnnoV)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다.
지난 15일 경기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만난 이노뷔의 외관에서는 지그재그 패턴이 눈에 띄었다. 이 패턴은 가속으로 인한 쏠림을 방지한다고 한다.
타이어를 절단한 단면에는 소음 저감 효과를 발휘하는 폴리우레탄 재질의 흡음재가 타이어를 내부를 둘러싸고 있었다. 운전자들의 피로감을 높이는 타이어 공명음을 8% 줄인다고 한다.
그루브(타이어의 굵은 홈) 내부는 공기 흐름을 차단하는 특수 구조가 적용돼 주행 중 발생하는 타이어 패턴 소음이 5%가량 절감된다.
이날 시승은 광폭저마찰로, 종합시험로, 고속주회로에서 이뤄졌다.
광폭저마찰로에서는 이노뷔를 장착한 전기차를 이용해 젖은 노면에서 급출발, 급제동을 해볼 수 있었다.
시작 사인을 듣자마자 온 힘을 다해 액셀을 밟았다. 고개가 뒤로 젖힐 만큼 강한 가속이 붙었지만, 타이어가 헛돌거나 미끄러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차량의 속도를 시속 80㎞까지 높였다가 정지선 앞에서 깊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을 일으키며 굉음을 냈고, ABS가 작동하면서 차량 하부에서 '드르륵' 소리가 울렸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기 시작한 지점에서부터 40m 이내에 차량을 멈추는 게 목표였는데, 40m 지점을 가리키는 고깔은 한참 먼 곳에 있었다.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왔다.
<YNAPHOTO path='AKR20240317030300003_04_i.gif' id='AKR20240317030300003_0401' title='고속주행시험로를 달리는 이노뷔 장착 전기차' caption='[촬영 이승연]'/>
이후 종합시험로와 고속주회로에서는 금호타이어 측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방식으로 시승이 진행됐다.
고속주행시험로는 차량 속도를 시속 200∼230㎞까지 높여 주행하며 타이어 소음과 진동 및 승차감 등을 확인하는 코스였다.
이날 바람이 많이 분 탓에 풍절음이 커 타이어의 소음 저감 효과를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기울어지고 풍화된 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는데도 노면으로부터 불편한 진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소위 '빨래판'으로 불리는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도 노면의 진동을 보다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도록 타이어를 개발했다는 게 인스트럭터의 설명이었다.
종합시험로에서는 시속 90㎞로 속도로 슬라럼 구간을 통과했는데 인스트럭터가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20∼30㎞ 수준의 저속주행 중일 것이라고 착각했을 수준이었다. 고깔을 교차하며 몸이 흔들거리긴 했지만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인스트럭터는 "승차감을 완벽하게 잡으면 마일리지가 짧아지고 운동성능이 저하된다. 그 사이에서 완벽한 교집합을 찾기 위해 애를 먹었다"며 "패턴 디자인도 여러 번 바꿔 찾아낸 게 현재의 지그재그 패턴이다. 가속 시 쏠림 양을 최대한 잡았다"고 설명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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