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의견…"수도권 오르고 지방 대체로 하락…시장 양극화 반영한 조정"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정부가 19일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극화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정"이라고 평가하면서 "전반적으로는 변동 폭이 작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2024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으로 작년에 비해 1.52% 상승했다.
이 같은 변동 폭은 2005년 공동주택 공시 제도 도입 이래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서울(3.25%)과 경기(2.22%), 인천(1.93%) 등 수도권 지역은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세종(6.45%), 대전(2.62%)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작년에 비해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극화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서울의 경우 아파트 실거래가가 10.1% 상승했지만, 한국부동산원이 표본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해 집계한 매매가격지수는 2.18% 하락했다"면서 "전반적으로 표본조사 통계보다 아파트 실거래가 변동을 반영해 공시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의 경우 지난해 실거래가가 강보합세(0.47%)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공시가격은 하락했는데, 이는 지역 경제 침체와 미분양 증가 등의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소폭 상승하고 지방은 소폭 하락한 것은 작년에 이어 2020년 수준(69%)의 현실화율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일단 세금을 내야 하는 이들에게는 긍정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공시가격 조정에 따른 보유세 부담 변화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정이 부동산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중심으로 작년에 비해 공시가가 오른 지역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변동 폭이 크지 않아 당장의 시장 상황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공시가격 조정은 집을 팔라는 신호도, 사라는 신호도 아니다"라면서 "수요자들은 세금보다는 오히려 금리나 총선 이후의 부동산 정책의 추이에 더 주목하고 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주택 거래량을 늘리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실수요자의 진입 문턱을 다소 낮추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함영진 부장대우는 "고금리 등으로 주택 구매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에 올해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주택 거래량을 평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수요자의 주택 보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춰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 및 급매물 매입하려는 이들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는 기대할만하다"고 덧붙였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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