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10% 안팎 보유세 상승…'재건축' 잠실 주공5단지 82.61㎡ 30% 올라
서울도 비강남권은 제자리걸음 전망…이촌 한가람 84.89㎡는 3만원 상승
잠실5단지·래미안고덕힐스테이트 2주택자 1천679만원…2021년 대비 '3분의 1'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정부가 19일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의 주요 아파트 보유세도 작년에 비해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뚜렷한 강남 3구의 경우에 보유세가 대체로 10% 안팎의 수준에서 오를 것으로 나왔으나, 비강남권의 경우 공시가격 변화가 적어 보유세도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분석되는 등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올해 보유세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보유세가 급상승했던 2020년이나 2022년 등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되는 등 이전에 비해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래대팰 84.97㎡ 보유세 53만원 올라…잠실 주공5단지 82.61㎡ 142만원↑
이날 연합뉴스가 신한은행 우병탁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에게 의뢰해 올해 공시가격 변화에 따른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남권 주요 단지의 보유세는 적게는 7%대에서 많게는 18%대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84.97㎡의 보유세는 작년보다 7.7% 오른 745만원(1주택자, 세액공제 없음, 공정시장가액 비율 60%, 재산세 45% 기준)이다. 이 아파트는 작년에 올해보다 53만원 적은 692만원을 보유세로 냈다. 또 공시가격이 급등했던 2020년에는 1천134만원, 2022년에는 1천158만원을 각각 보유세로 부담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1천135만원으로 작년(1천58만원)보다 7.26%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단지의 보유세 상승 폭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비슷한 지역과 평형이어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93㎡는 931만원으로 작년(807만원)보다 15.40%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보유세 상승 폭은 더 큰 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82.61㎡의 올해 보유세는 작년(438만원)보다 32.38% 오른 580만원으로 추정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3㎡의 보유세는 작년(440만원)보다 18.74% 상승한 523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잠실 주공5단지 82.61㎡의 공시가는 지난해 15억1천700만원에서 올해 19억7천200만원으로 29.99% 뛰었다. 은마아파트 84.43㎡도 공시가가 18억1천200만원으로 작년(15억4천400만원)보다 17.36% 올랐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가 18억원을 넘어서면서 올해 종부세 130만원이 더해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시가는 지난 한해분의 가격 변동을 반영한다"면서 "2022년에 하락했던 지역이나 단지가 지난해 많이 오르면서 공시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곳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은마아파트 84㎡는 21억5천만원(3층)에 거래됐으나 같은 해 11월에는 매매가가 27억8천만원(9층)을 기록했다. 한해 사이에 6억원 이상 뛴 것이다.
강남권 주요 아파트의 경우 보유세가 작년보다 오르나, 보유세가 급등했던 2020년이나 2022년에 비하면 모두 수백만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아크로리버파크 112.96㎡의 2020년 보유세는 2천78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2천50만원으로 730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종부세가 2천만원대에서 1천100만원대로 줄어드는 영향이 크다.
◇ 비강남권은 제자리걸음…이촌 한가람 84.89㎡는 3만원 상승
비강남권 단지의 보유세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해 시세 상승 폭이 강남권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84.89㎡의 보유세는 지난해 362만원에서 올해 365만원으로 제자리걸음 수준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가 지난해(15억1천100만원)보다 1.59% 내린 14억8천700만원으로 산정돼서다.
서울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84.81㎡)은 보유세가 지난해(267만원)보다 9만원 오른 276만원으로 추정됐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84.69㎡는 224만원에서 234만원으로, 서울 성동구 왕십리 텐즈힐 84.92㎡는 208만원에서 217만원으로 각각 10만원가량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14.7㎡는 335만원에서 363만원으로 28만원(8.2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지방 일부 지역은 보유세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발표한 공시가의 작년 대비 변동률을 보면 대구(-4.15%), 광주(-3.17%), 부산(-2.89%), 전북(-2.64%), 전남(-2.27%) 등은 공시가가 하락했다.
우병탁 부지점장은 이번 공시가 산정 및 보유세와 관련, "최근 몇년간 부동산 가격이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 이제 공시가나 보유세를 볼 때는 작년 대비로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몇년간의 추이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는 2022년의 공시가를 확 떨어뜨린 뒤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부동산 매매에 관한 의사결정에서 종부세가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 다주택자 보유세 늘지만 2021∼2022년 비하면 '뚝'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보유세도 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크게 높이며 '보유세 폭탄'을 안겼던 2021∼2022년에 비하면 '급감' 수준이다.
우 부지점장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5단지 82.61㎡와 서울 강동구 래미안고덕힐스테이트 84.74㎡를 동시에 보유한 2주택자가 내야 하는 보유세는 1천679만원으로 추산된다.
작년(1천279만원)보다 31.28% 상승한 액수다.
그러나 2021년에 이 두 주택을 보유했다면 내야 하는 종부세가 6천1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2022년 해당 주택 보유세는 5천516만원이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59㎡와 대전 유성죽동푸르지오 84.99㎡를 보유한 2주택자라면 작년(508만원)보다 49만원(26.98% 증가) 많은 557만원을 보유세로 내야 한다.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의 보유세도 마찬가지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59㎡,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3㎡, 대전유성죽동푸르지오 84.99㎡ 등을 보유한 3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2천350만원으로 작년보다 504만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02년 보유세가 1억1천35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라도 공시가 합계액이 12억원 이하라면 보유세 상승 폭이 크지 않다.
예컨대 똑같은 대전 유성죽동푸르지오 84.99㎡ 3채를 갖고 있다면 보유세는 작년보다 14만원 늘어난 231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는 각각 3억3천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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