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자인 회장·샤하이쥔 CEO 행정처분…"연차보고서 허위기재"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증권당국이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로 불린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쉬자인(許家印) 회장의 증권시장 진입을 평생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18일 중국 경제매체 재련사(財聯社)에 따르면 헝다부동산은 이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로부터 이런 내용 등을 담은 행정 처분 및 시장 진입금지 사전 통지서를 받았다.
헝다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샤하이쥔 역시 쉬 회장과 함께 평생 시장 진입금지 명령을 받게 됐다.
증감회는 2019년과 2020년 헝다부동산 연차보고서에 허위 기재가 존재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증감회는 "쉬자인은 재무 조작 실시를 결정·조직해 수단이 특별히 악랄하고, 경위가 특별히 엄중하다"면서 "샤하이쥔은 허위 재무 보고를 조직·안배·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증감회는 실제 지배인인 쉬 회장에게 경고와 함께 도합 1천500만위안(약 27억8천만원)의 벌금을, 샤하이쥔에게도 경고와 벌금 500만위안(약 9억3천만원)을 부과했다.
헝다부동산 법인 역시 시정 명령과 경고 조치를 받았고, 벌금 1천만위안(약 18억5천만원)도 매겨졌다.
쉬 회장이 1997년 광둥성에서 설립한 헝다는 부동산으로 사업을 시작해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사업을 아우르는 재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2017년 기준 보유재산 420억달러(약 57조원)로 아시아 부자 2위에까지 올랐고 회사 역시 한때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 업체로 성장했지만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공격적인 인수·합병, 신사업 투자 등이 역풍을 부르면서 부채가 쌓였다.
이런 상황에서 헝다는 금융 리스크를 줄이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당국의 각종 조치에 역풍을 맞았다. 국유은행이 앞다퉈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 것이다.
결국 헝다는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약 443조원(2조3천900억위안·약 3천270억달러)에 달한다.
기업의 심각한 경영난과 맞물려 쉬 회장 재산도 현재 약 18억달러(약 2조4천억원)로 쪼그라들었고 헝다는 작년 9월 공시를 통해 쉬 회장이 범죄 혐의로 강제 조치(구속)됐다고 발표했다. 쉬 회장에 앞서 헝다의 일부 전·현직 직원도 당국에 체표·구금됐다.
홍콩 법원은 올해 1월 헝다의 홍콩 증시 상장 법인인 중국헝다(中國恒大)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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