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2형 당뇨병 치료제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티드가 말초동맥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말초동맥 질환은 주로 팔, 다리 등 신체의 말초 부위로 들어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사지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팔다리 동맥경화'로 팔보다는 주로 다리에 발생한다. 걸을 때 나타나는 다리의 통증, 뻣뻣함, 경련 등 다리 근육의 불편이 겉으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다.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이탈리아 캄파니아 대학 의대 내분비·대사질환과의 마리아 마리오리노 교수 연구팀이 당뇨병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8일 보도했다.
이들은 2021년 2월에서 2022년 6월 사이에 이 연구를 위해 선발됐다. 평균 연령은 67.5세, 78%가 남성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27명에게는 리라글루티드를 정맥주사로 투여하고 나머지 28명은 비교를 위한 대조군으로 삼았다.
리라글루티드 그룹은 하루 한 번 0.6mg 피하주사로부터 시작해 매주 용량을 조금씩 올려 1.8mg까지 투여했다.
대조군은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에 따른 재래식 치료를 받았다.
리라글루티드 그룹은 6개월 후 피하조직의 산소 포화도를 나타내는 경피 산소분압(TcPO2) 수치가 14.2mmHg로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군의 TcPO2 수치는 2.9mmHg에 머물렀다.
리라글루티드 그룹은 TcPO2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꾸준히 상승했다.
리라글루티드 그룹은 89%, 대조군은 46%만이 TcPO2가 10% 상승했다.
6분 걷기 테스트에서는 보행 거리가 임상시험 시작 때의 340m에서 364m로 늘어났다.
이는 리라글루티드가 당뇨병과 말초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말초동맥 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해 하지 허혈증, 하지 괴저 같은 하지 합병증 발생을 줄이거나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리라글루티드는 미세혈관과 대혈관 모두에 작용해 말초혈관의 관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리라글루티드 그룹은 이밖에 6개월 사이에 장기간의 혈당치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 수치 0.4% 감소, 체중 2.3kg 감소, 체질량 지수(BMI) 1.1 감소, 수축기 혈압 5.4mmHg 감소, C-반응성 단백질(CRP) 0.4mg/dL 감소 등 다른 효과도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협회 저널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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