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공공임대주택 내년까지 10만가구 공급…'든든전세주택' 2만5천가구
수도권 3억원 빌라까지 아파트 청약 때 무주택 간주
청년 월세지원 기간 1년→2년으로 연장…보증금·월세금액 요건 폐지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빌라 등 비(非)아파트를 사들여 시세의 90% 수준 보증금으로 전세를 놓는다.
정부는 내년까지 2년간 비아파트 10만가구(전세 2만5천가구·월세 7만5천가구)를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21번째 민생토론회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계획을 밝혔다.
먼저 소득·자산에 관계없이 무주택자라면 신청할 수 있는 '든든전세주택'을 새로 공급한다.
LH가 신축 다세대·연립·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매입한 뒤 주변 전셋값의 90% 수준에 임대한다.
출산가구 지원을 위해 신생아를 출산한 가구와 다자녀 가구에는 가점을 부여한다. 이들 가구에 든든전세주택을 우선 공급한 뒤 잔여분을 추첨제로 공급한다.
자녀가 있는 가구도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매입 평형은 60∼85㎡로 정했다.
거주 기간은 최대 8년(4+4년)이다.
HUG는 기존에 지어진 비아파트를 사들여 역시 시세의 90% 가격으로 전세 임대한다.
전세 보증보험을 운영하는 HUG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때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한다. 이 과정에서 HUG가 경매 낙찰받은 주택을 전세로 공급하게 된다.
HUG 든든전세주택도 소득·자산 기준을 두지 않는다. 무주택자에게 추첨으로 공급한다.
든든전세주택 공급 물량은 2년간 LH 1만5천가구, HUG 1만가구다.
재원은 주택도시기금 운용계획을 변경해 마련하며 올해 1조원가량이다.
신축 매입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확대한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신축 주택을 사들인 뒤 무주택 저소득층, 청년,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월세를 내주는 사업이다.
매입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지난해 8천가구에 그쳤는데, 이를 올해 3만5천가구, 내년 4만가구로 확대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비아파트를 매입에 나선 것은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공공이 시장을 떠받치고, 불안한 전세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전세사기 여파로 민간의 비아파트 공급이 위축되면서 아파트 전셋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정부는 LH가 적극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나설 수 있도록 비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채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와 주택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서민층 전월세 수요를 조기에 흡수하기 위해 올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물량은 작년보다 1만가구 늘린 8만9천가구로 정했다.
아울러 청년 월세지원 사업의 지원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보증금·월세금액 요건은 폐지해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청년 월세지원은 부모와 떨어져 별도로 거주하는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최대 20만원의 월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은 보증금 5천만원 이하, 월세 70만원 이하인 주택에 거주해야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는데, 거주 요건을 아예 없앤다. 청년가구 중위소득 60%(1인 가구 기준 월 134만원) 이하로 설정한 소득 요건은 그대로 둔다.
또 신생아 특별공급, 우선공급에 당첨됐다면 입주 시점에 자녀 연령이 2세를 넘더라도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신생아 특공을 받은 사람이 이후 자녀 연령이 지나 특례대출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택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60㎡ 이하 소형주택 기준은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주택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수도권 1억6천만원 이하인데, 이를 3억원 이하로 높인다. 지방의 1억원 기준은 2억원으로 올린다. 기준 완화로 무주택 간주 혜택을 볼 수 있는 소형주택은 전국에서 36만가구 늘어난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