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00만명 육박…"고온다습 기후에 매개체 모기 폭발적 증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브라질의 뎅기열 확산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연간 감염자 수는 최다 기록을 썼고, 올 연말까지 현재의 2배 넘는 환자가 나올 것으로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 소셜미디어와 현지 매체 G1 보도 등을 종합하면 브라질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8일까지 188만9천206명의 뎅기열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사망자는 561명에 이른다.
연간 감염자 수는 이 나라 보건부에서 뎅기열 환자 건수를 기록하기 시작한 2000년 이래로 가장 많은 수치다.
작전 최다 감염 시기는 2015년(168만8천688건)이었다.
가장 피해가 심한 곳은 남동부의 미나스제라이스주(州)로, 브라질 뎅기열 환자 3명 중 1명은 이곳 주민이다.
주도인 벨루오리존치 북서부 지역 응급치료실(UPA)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임시 컨테이너를 설치해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고 G1은 보도했다.
이 나라 인구 최대도시인 상파울루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는 뎅기열 관련 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는 연말까지 최대 420만명의 뎅기열 환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한다.
에세우 마시에우 보건환경비서관은 "올해 목격할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 정부가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뎅기열 감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최적의 보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뎅기열 백신 접종을 시행했다. 공중보건 시스템을 활용해 미성년자에게 뎅기열 백신을 공급한 사례는 브라질이 처음이라고 G1은 전했다.
현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 사이 여름에 내린 집중호우와 엘니뇨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뎅기열 감염 매개체인 모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서 생기는 병으로, 감염 시 고열이 동반되는 급성 열성 질환을 말한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현재 브라질 연방 정부는 각 주 정부와 함께 주택가 고인 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가정 방문 활동을 강화하는 등 뎅기열 확산세 제어를 위해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 역시 '뎅기열과의 싸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파라과이, 페루 등지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며, 각 정부에 숲모기 통제에 더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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