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루아르테 "예전에 구입" 해명…검찰, 취득경위 예비조사 착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페루 대통령이 취득 경위를 알 수 없는 명품 시계들을 공식 석상에 차고 나왔다가 검찰의 예비 수사 대상에 올랐다.
페루 검찰청은 디나 볼루아르테(61) 대통령의 불법 자산증식과 공직자 재산 미신고 등 의혹에 대해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검찰은 보도자료에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롤렉스 제품 시계 사용 과정에 범죄 혐의가 있는지를 살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주 현지 인터넷 매체인 '라엔세로나'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부통령 취임(2021년 7월 28일) 이후 정부에서 공식 촬영해 대중에 배포하거나 아카이브에 보관 처리한 사진 1만여장을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약 2년여 기간 동안 최소 14개의 다른 시계를 착용했다"며 "특히 지난해 중반에는 롤렉스 시계를 부쩍 많이 차고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부 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1만4천 달러(1천875만원 상당·1달러=1천339.50원 기준) 정도라고 라엔세로나는 덧붙였다.
그러나 '시계 중 일부는 공직자 재산 신고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면서, 취득 경위를 둘러싼 불법성 논란이 급속도로 불거졌다.
현지 일간지 엘메르쿠리오는 페루 감사부서에서 소득 신고서에 자동차가 아닌 한 자산별 세부 사항을 자세히 적시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가 다시 이를 철회하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부통령 급여로는 시계 구입비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볼루아르테는 부통령 시절 8천136달러(1천89만원 상당·사회개발부 장관 겸임), 대통령으로 4천200달러(562만원 상당)의 월급을 각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예전에 구입한 것"이라며 "저는 부패와 거리가 먼 사람으로, 제가 가진 것들은 18세 때부터 일한 노력의 결과"라고 해명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볼루아르테는 2022년 12월 7일 페드로 카스티요(54)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부를 이끌고 있다. 페루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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