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 맡고 선임사외이사 임명해 견제·감독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롯데그룹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 투명성 강화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그간 일반적으로 사내이사가 맡아온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넘기기로 했다.
그간 국내 대기업에서 사외이사는 경영활동에 대한 감시·감독이라는 본연의 의무와 달리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게 되면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견제 및 균형의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외이사 의장은 사내이사 의장과 동일하게 이사회를 소집하고 주관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의 경영활동 전반을 견제하고 감독하게 된다.
롯데는 그룹 내 비상장사인 롯데GRS과 대홍기획에 이 제도를 우선 도입하고, 상장사 전체로 확대해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롯데는 또 롯데지주[004990], 롯데웰푸드[280360], 롯데쇼핑[023530], 롯데케미칼[011170], 롯데렌탈[089860], 롯데칠성[005300], 롯데하이마트[071840], 롯데정밀화학[004000], 롯데정보통신[286940],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 등 10개 상장사에는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는 제도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다.
또 경영진에 현안 보고를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해 경영활동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도 맡는다.
국내에서는 금융권에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롯데는 이 제도를 상장사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거버넌스 체제를 개편하고, 추후 비상장사로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각 상장사의 선임사외이사는 주주총회가 끝난 후 진행되는 이사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이들 10개 상장사에는 'BSM 지표'(이사회 역량지표)도 도입된다.
BSM 지표는 등기이사의 역량 정보를 직관적인 매트릭스 형태로 주주에게 제공하는 기법으로 계열사 중 롯데쇼핑에서 2021년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롯데는 이밖에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도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과 사업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 출신 사외이사 비중도 2021년보다 각각 15%포인트가량 늘렸다.
롯데 관계자는 "거버넌스 체제 혁신을 위해 사외이사 의장 제도 및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며 "해당 제도를 지속적으로 계열사에 확대 적용해, 롯데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정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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