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교장관도 왕이에 우려 표명…中 "홍콩 국가안보 수호 조례 먹칠 단호히 반대"
(브뤼셀·베이징=연합뉴스) 정빛나 정성조 특파원 = 홍콩 입법회(의회)가 19일 만장일치로 국가보안법(기본법 23조)을 통과시킨 일을 두고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가운데, 중국은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개별 국가와 기구가 홍콩의 국가안보 수호 조례를 먹칠하는 것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결심은 흔들림 없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을 관철하려는 결심에 흔들림이 없으며, 어떠한 외부 세력의 홍콩 사무 간섭에도 반대한다는 결심에도 흔들림이 없다"고 했다.
그는 "국가안전 수호 조례를 겨냥한 어떤 공격·먹칠도 절대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고,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홍콩 입법회는 전날 반역이나 내란 등 범죄에 대해 최고 종신형을 선고하는 내용이 담긴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2019년 홍콩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했으며 이번에 통과한 새 국가보안법은 2020년 제정한 법안을 홍콩이 자체적으로 보완한 성격이다.
이에 대해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때 개방적이었던 홍콩의 폐쇄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민주적으로 선출된 입법부에서 짧은 대중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많은 문구와 범죄가 빈약하게 정의됐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EU 대표로 성명을 내고 "기본 자유와 정치적 다원주의에 대한 침해가 악화할 수 있다. 외국의 간섭 및 국가 기밀에 대한 법안의 포괄적 조항과 광범위한 정의가 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고, 일본 정부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난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도 직접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가 홍콩 주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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