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의 그린택소노미 추세 모방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대형은행 씨티그룹이 친환경 에너지 분야 투자 비율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해의 JP모건 결정에 이어 두 번째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뉴욕시 감사관실의 제안을 수용해 녹색금융 비율을 공개하는 데 합의했다. 녹색금융 비율이란 화석연료 기업 투자금 대비 재생에너지 기업 투자금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1보다 작으면 은행이 화석 연료 기업에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북미지역 은행들의 친환경 금융 비율은 평균 0.6이다. 뉴욕시 감사관실은 지구 온난화 수준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오는 2030년까지 이 비율이 4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시의 마이클 갈랜드 기업 지배구조 부감사관은 "화석 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저탄소 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법으로 이 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처음부터 지나치게 규범적으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했고, 진전이 있었다. 은행 두 곳이 동의함으로써 이 제안이 타당한 것이었음이 입증됐으며 다른 은행들의 지지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시도 은행들이 비율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투명한 일 처리로 책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앞서 JP 모건은 지난해 성명에서 "우리는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 비율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뉴욕시와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비율 공개를 결정했다.
이 같은 비율 공개는 유럽 은행들이 EU의 '그린 택소노미' 분류체계에 따라 친환경 투자 비율을 공개하는 것을 모방한 것이다.
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미국 텍사스주 학교 운영기금으로부터 85억 달러(약 11조3천840억원) 규모의 자금 운용 관리계약을 해지당했다.
블랙록이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ESG) 경영방침을 빌미로 텍사스주 주력 산업인 화석연료 생산기업들을 보이콧 한다는 게 이유였다.
기금을 운용하는 텍사스주 교육위원회의 애런 킨지 위원장은 "텍사스주 법상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내걸어 에너지 관련 기업 투자를 거부하는 운용사에는 일을 맡길 수 없게 돼 있다. 블랙록과의 계약은 이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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