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3%↑·국경안보 예산↑…국무부 예산 ↓· LGBTQ 깃발 게양금지
대만 지원 예산 두 배로…IRA 자금 일부 회수하고 UNRWA 지원 중단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의회가 21일(현지시간)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본예산 가운데 미타결 쟁점이었던 6개 분야의 예산안을 공개했다.
의회는 앞서 지난 8일 전체 12개의 세출법안 가운데 쟁점이 적은 농업과 에너지 등 4천590억달러(약 611조원) 규모의 6개 세출 법안을 처리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예산안은 국토안보부를 포함해 국방, 보건복지 등 남은 6개 분야 세출법안 패키지로, 규모는 1조2천억달러(약 1천598조원)로 편성됐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에 대해 합의한 뒤 이를 공식 발표했다.
올해 회계연도 예산안은 당초 작년 9월말까지 처리됐어야 했지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지금까지 처리가 지연돼왔다.
특히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큰 폭의 지출 삭감을 요구해 진통을 겪었으며, 의회는 이례적으로 본예산안을 쪼개서 쟁점이 적은 분야 예산안부터 처리한 뒤 쟁점이 큰 분야의 예산안은 이번에 처리하게 됐다.
이로써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목전에 두고 여러 차례 임시예산을 편성해 땜방식으로 예산정국을 이끌어온 미 의회는 장기 파행을 마무리짓는 수순에 접어들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997년 이후 미국 의회가 회계연도 시작 전에, 제 때에 예산을 처리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원은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오는 22일 오전에 본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며, 하원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상원도 곧이어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사 일정이 다소 미뤄져도 공무원들의 휴무인 주말 안에만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업무 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번에 공개된 예산안에 따르면 사병 봉급 5.2% 인상을 포함해 국방 예산이 8천660억달러(약 1천154조원)로 증액됐다.
반면 국무부 예산은 6% 감액됐으며, 특히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포함해 미국의 공식 깃발이 아닌 깃발을 미국 외교 공관에 게양하는 일도 금지된다.
백악관과 공화당 사이에 마지막까지 쟁점이었던 국토안보 예산과 관련해선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2만2천명에 달하는 국경수비대 요원 비용을 추가했다.
이밖에 대만에 대한 안보 지원을 두 배로 늘리고, 미국에서 가스레인지를 금지하는 어떤 조치도 금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한 200억 달러 자금 지원을 회수하도록 했다.
일부 직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지원은 전면 중단됐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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