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전 수행원 증언 입수…"트럼프, 펜스에 협박 전화"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승복하지 않으려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대선 결과를 승인하면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란 노골적인 협박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1·6 의회 난입 사태를 조사한 하원 특별위원회에서 이뤄진 트럼프 전 대통령 수행원의 증언 녹취록을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NYT는 트럼프가 펜스에게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노력에 저항하면 공화당에서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윽박질렀다면서 펜스 당시 부통령에 대한 트럼프의 위협은 명백하고 직접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녹취록은 하원을 장악한 뒤 특별위원회의 조사 내용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공화당이 백악관에서 받아 NYT에 제공한 것으로, 상당 부분이 삭제된 상태였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던 내용이다.
특별위원회 조사를 맡은 배리 라우더밀크 공화당 하원 의원은 녹취록 확보에 큰 노력이 필요했다면서 트럼프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도 있지만 특별위원회와는 달리 녹취록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이 수행원은 미국 의회 폭동이 일어난 날인 2021년 1월 6일 아침 트럼프가 펜스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결과를 인정하면 정치생명은 끝장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인자로서 1·6 사태 당일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했던 펜스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하고 조 바이든 당선 인증 절차를 진행, 트럼프와 갈라섰다.
펜스는 당초 오는 11월로 예정된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한 자릿수를 맴도는 지지율 정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10월 공화당 당내 경선을 포기했다.
트럼프는 또한 의회 폭동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듣고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이 수행원은 회고했다.
이 수행원은 그러나 다른 증인들의 주장과는 달리 트럼프가 펜스를 겁쟁이라고 하면서 저속한 용어를 사용하거나 펜스를 교수형에 처하라는 폭도들의 구호에 동의하는 것을 들은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의사당에 주방위군 파견 가능성을 물어보기 위해 고위 관리들에게 연락하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수행원은 이 밖에 트럼프가 임기 말에 팻 시폴론 백악관 법률 고문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보좌관들이 대통령과 시폴론 고문의 만남을 차단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트럼프가 대통령 기록 관리법에 따라 보존해야 할 문서와 자료들을 찢어버리곤 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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