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싱크탱크 설문조사…가자·서안 주민 46% "무장투쟁 지지 안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5개월 넘게 계속되면서 분쟁이 외교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는 가자 주민들의 인식이 커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NBC 방송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싱크탱크 팔레스타인정책조사연구소(PSR)가 지난 5~10일 가자지구 주민 750명과 서안지구 주민 83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6%가 무장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보다 17%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특히 가자지구에서는 분쟁 해결 방법으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크게 늘었다.
이 지역 응답자 중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62%로, 이전보다 27%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개의 주권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전후 구상이다.
이 같은 여론의 변화는 계속되는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늘고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칼릴 시카키 PSR 소장은 지난해 12월 조사가 일시 휴전으로 인질·수감자 교환이 이뤄진 시기와 맞물려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가자 주민들이 '끝없는 고통'에 직면한 가운데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NBC는 "현재 벌어지는 전쟁의 기간과 잔혹함으로 인해 가자 주민을 비롯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전쟁과 외교적 해결책을 보는 방식이 상당히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율 역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하마스를 정당으로서 지지한다는 답변은 34%로, 지난해 12월 조사보다 12%p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서안지구의 지지율은 35%(9%p↓), 가자지구의 지지율은 34%(8%p↓)로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응답자 다수는 하마스가 촉발한 전쟁의 성과에 대해선 여전히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타 등 다른 단체에 비하면 하마스의 전쟁 성과는 만족스럽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0%에 달했다.
하마스의 정당 지지율과 전쟁 활동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것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의 가자 통치 성적과 '저항 활동' 성적을 달리 매기기 때문이라고 PSR은 분석했다.
시카키 소장은 최근 몇 년간 두 국가 해법과 평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하마스의 공격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국제적 의제로 만들었다면서 이런 점이 주민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주도하는 파타에 대한 지지율은 17%로 집계됐으며, 응답자 다수가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의 사퇴와 파타의 해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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