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페북 이용자들 포스팅 지우며 "부끄럽다"
"왕실 홍보담당이 문제" 지적도…왕세자측 "대중 지지에 큰 감동"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윌리엄 영국 왕세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암 투병을 고백하자 그의 신상을 두고 각종 음모론을 제기했던 이들이 머쓱한 상황이 됐다.
케이트 왕세자빈은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공식계정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암 투병 사실을 직접 밝혔다.
지난 1월 수술을 받고 입원한 뒤 공무에 나서지 않자 위중설, 부부 불화설 등 온갖 루머가 돌던 참이었다.
42세로 아직 젊은데다 평소 건강미가 넘치던 왕세자빈이 직접 전한 암투병 소식에 케이트 왕세자빈을 화젯거리로 삼았던 이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며 이전에 내뱉은 말을 황급히 거둬들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케이트 왕세자빈의 성명이 발표된 후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플랫폼 이용자 수천명이 과거 자신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고 23일(현지시간) 전했다.
X에선 린다 야카리노 최고경영자(CEO)가 나서 "케이트 왕세자빈 특유의 우아함으로 전달한 용감한 메시지"라며 "아이들을 보호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개인정보를 보호해달라는 요청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다나(58)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케이트 왕세자빈의 소문에 대해 친구들과 키득거리며 웃었던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얼마 전 암으로 엄마를 잃었다. 나는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 나의 비인간적인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고 자책했다.
다나는 "소셜미디어가 문제다. 가장 불쾌한 말을 자유롭게 내뱉고는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계속 확산시키는 것은 이 끔찍한 에너지"라고 덧붙였다.
스레드에 케이트 왕세자빈에 대한 음모론을 올렸던 작가 퀸 커밍스는 해당 게시물을 내리고 "내가 틀렸다"고 말했다.
커밍스는 다만 왕실 홍보 부서의 무능함을 언급하면서 "그들은 고(故) 다이애나비(의 죽음)에서 배운 게 단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케이트 왕세자빈이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의 트윗을 썼던 아일랜드의 타라 그레이스(26)도 "(내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해당 트윗을 지웠다.
그레이스는 이메일에서 "나는 위선자가 되고 싶지 않고 온라인 대화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다"며 "특히 어린 세 자녀를 둔 젊은 여성에 대해 악의적으로 굴거나 불편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모두가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TV 작가인 스카일러 히글리는 케이트 왕세자빈의 '미스터리'에 대한 자신의 농담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히글리는 "암은 심각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는 암에 대해 농담을 한 게 아니었다"며 "버킹엄궁에서 공식적으로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관한 농담이었다"고 주장했다.
켄싱턴궁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케이트 왕세자빈의 투병 공개 후 영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쏟아진 대중의 따뜻함과 지지에 왕세자빈과 윌리엄 왕세자가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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