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회장 "한미사이언스 지분 3년간 처분 금지 동의"(종합)

입력 2024-03-25 18:34  

이우현 OCI 회장 "한미사이언스 지분 3년간 처분 금지 동의"(종합)
"한미 도우려 투자 결정…갈등 상황 안타까워"
"장·차남과 사전 논의 위법 소지…결합심사 전 대주주 접촉 못 해"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김현수 기자 = 한미약품 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이우현 OCI홀딩스[010060] 회장은 25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008930] 사장이 제안한 통합 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3년간 보호예수 방안에 동의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128940] 본사에서 임 사장 등이 연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관련 질문을 받자 "(지분을) 팔려고 (한미에) 투자하려는 것 아니다"라며 OCI홀딩스가 가질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년간 처분금지하는 방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보호 예수 방안으로는 "자진해서 예탁원에 맡기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이 통합 결정을 발표한 이후 두 회사 경영진이 한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OCI[456040]는 예전에 없던 사업을 일으켜 세계적 사업으로 키워가는 DNA가 있다"며 "이번 투자는 몇 년간 상당 부분 리턴(투자회수)으로 안 돌아올 것을 각오하더라도, 더 큰 미래를 위해 좋은 사업으로 만들었을 경우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가 증대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사이언스의 미래 파트너 후보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미를 도우려는 생각에서 투자를 결정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통합을 놓고 한미약품 그룹에서 송영숙 회장·장녀 임주현 사장 측과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측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런 갈등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 결정에 앞서 임종윤 사장 측과도 논의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한미 경영진과 논의하고 이사회에 상정하는 것 외에 대주주에게 몰래 말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그렇게 한다면 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이번 통합은 대기업끼리 수평적 결합에 해당하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공정위 심사 이전에는 대주주를 접촉하는 것도 시세조종 등의 우려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OCI가 한미약품 그룹과 같은 제약업종인 부광약품을 인수한 후 이 회사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부광을 운영해보니, 한미가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며 "부광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보니 영업과 관리 등이 부실해진 면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면서 벤치마킹해보니 R&D와 영업을 함께 제일 잘하는 곳이 한미였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향후 그룹의 주주환원 계획과 청사진에 대해 언급했다.
박 대표는 5년 내 3조 원, 10년 내 5조 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를 통해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현재 4대1 정도인 국내·해외 매출 비율을 3년 내 1대1, 5년 뒤 2대3 정도로 해외 쪽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 사장은 그룹 통합 추진에 따른 갈등에 대해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임 사장은 "한미가 어떤 업적을 이뤄내고, 도전하는지 많이 묻혀 개인적으로 제일 안타깝다"며 "하루 빨리 분쟁과 여러 이슈가 해소돼, 한미가 주주님들께 미래 가치에 있어 전력을 다해 뛰고 있다는 부분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동시에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rao@yna.co.kr
hyuns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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