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中해경 '물대포 발사'에 발끈…대사관 공사 초치

입력 2024-03-25 17:17  

필리핀, 中해경 '물대포 발사'에 발끈…대사관 공사 초치
주중 대사관도 항의…국방장관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결해보자"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선이 자국 선박에 물대포를 쏜 것과 관련해 공식 항의했다.
25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중국대사관 공사를 불러 이틀 전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 부근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중국이 해당 해역에서 어떤 권리도 지니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는 한편 중국 함정이 신속하게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베이징 주재 필리핀 대사관도 중국 정부에 같은 내용의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필리핀 군은 지난 23일 오전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역에서 자국 보급선이 중국 해경선으로부터 물대포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해군 승조원들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들이 중국 영해를 침범해 법에 따라 통제 조처를 했다"고 맞섰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은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끌어냈다.
하지만 중국은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아 필리핀과 베트남 등 인근 국가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에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 부근에서 보급 임무를 수행 중이던 필리핀 함정이 중국 해경선과 부딪혀 선체가 손상됐다.
또 보급선에 타고 있던 필리핀 병사 4명이 중국 함정이 쏜 물대포에 맞아 다쳤다.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했으며 일부 필리핀 군 병력과 군함이 배치돼있다.
한편, 길버트 테오도로 국방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을 겨냥해 "만일 전세계를 상대로 영유권 주장을 펴는 게 두렵지 않다면 국제법에 따라 분쟁을 해결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어떤 나라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믿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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