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대선후보 살해와 방송국 난입 등 '무법천지' 치안 위기로 몸살을 앓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부통령 아들 뇌물 및 알선수재 의혹과 20대 최연소 시장 피살 등 사건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경찰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검찰은 불법으로 공직자 채용 관련 청탁을 알선한 혐의로 베로니카 아바드(47) 부통령의 아들인 세바스티안 바레이로에 대한 예방적 구금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바레이로는 부통령 측근과 함께 공직 채용에 힘을 써 준다는 명목으로 제3자에게 매달 1천700달러 상당을 요구하거나 다른 정부 관리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악명높은 갱단원을 가둬둔 이 나라 최대 보안 교도소(라로카)에 수감돼 있다고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23일 다니엘 노보아(36) 대통령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아바드 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 '눈 밖에' 난 상태다.
아바드 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스라엘 평화 대사'라는 공무를 부여받고 텔아비브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집무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부임 전 "(이스라엘 평화 임무는) 미국조차 못한 일"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아바드는 아들 구금과 관련, "내 아들을 볼모로 나를 이런 식으로 압박하는 건 범죄 행위"라고 반발하며 직무 휴직 후 에콰도르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적 불안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력 정치인을 표적으로 삼은 강력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수도 키토에서 350㎞가량 떨어진 해안 도시인 산비센테에서는 브리히테 가르시아(27) 시장이 렌터카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언론담당관 역시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간호사 출신인 야당 시민혁명운동(RC) 소속 가르시아 시장은 지난해 대선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의 암살 사건 이후 가장 최근에 피살된 정치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시 26세의 나이로 시장에 당선됐다.
이번 사건은 텔레비전 방송국 점거로 끝난 일련의 갱단 공격 이후 노보아 정부에서 직면한 첫 번째 유력 정치인 상대 범죄다.
앞서 지난해에는 아구스틴 인트리아고(38) 만타 시장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진 바 있다.
현재 에콰도르에는 1월 8일부터 국가비상사태가 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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