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영상 퍼져…당국 "군 명예 더럽혀…재발 방지 노력할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파푸아 지역 분리주의자가 인도네시아 군인에 의해 고문당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하면서 논란이 되자, 인도네시아군이 사과하며 사건 관련자 13명을 체포했다.
26일(현지시간)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육군 대변인 크리스토메이 시안투리 준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3일 중부파푸아주 국경 인근 보안 초소에서 폭행과 고문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자는 국경 인근 공중 보건 시설을 불태우고 공격한 파푸아 반군 중 한 명이라고 발표했다.
시안투리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군인 13명이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의 행동은 불법이자 군 명예를 더럽힌 것이며 파푸아에서 분쟁을 처리하려는 노력을 방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군 파푸아 지역 최고 사령관인 이작 팡에마난 장군도 "군은 정보를 얻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라고 가르치거나 승인한 적이 없다"며 "모든 파푸아 주민에게 사과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군이 사과한 것은 사건 관련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파푸아 주민과 인권 단체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영상에는 군인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손이 묶인 한 남성을 발로 구타하고 물이 들어 있는 드럼통 안에 집어넣으며, 마체테(날이 넓은 벌채용 칼)로 폭행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인도네시아군 조사 결과 이들은 반군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사무국장 우스만 하미드는 "이 사건은 정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잔인한 고문"이라며 파푸아에서 군과 경찰에 의한 민간인 폭력과 고문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푸아는 호주 북쪽 뉴기니섬의 서쪽 지역이다. 뉴기니섬 동쪽은 독립국 파푸아뉴기니지만 서쪽 파푸아는 인도네시아령이다.
1961년 서파푸아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지만, 인도네시아는 군을 동원해 강제 점령했고, 1969년 주민투표에 의해 인도네시아로 편입됐다.
하지만 이 지역 독립운동가들은 주민투표 결과가 조작된 것이라며 독립을 주장하고 있으며 서파푸아 민족해방군(TPNPB) 등 반군 조직들은 각종 테러를 일으키며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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