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후 범죄 사례 잇따르자 범행전 차단 주력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살인 등 강력범죄가 빈발하자 현지 경찰이 800여명의 인력을 추가로 투입, 개찰구에서 무임승차를 단속한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표를 사지 않고 개찰구를 뛰어넘거나 기어서 통과하는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봐서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뉴욕시 경찰청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향후 5일간 일정으로 이른바 '페어 플레이(Fare Play) 작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뉴욕 시내 5개 자치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지하철역들에 정복 혹은 사복 차림의 경찰관 800명을 추가로 투입해 무임승차를 단속하고 수상한 이들을 상대로 불심검문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뉴욕 지하철 이용료는 1회 탑승권 기준으로 2.9달러(약 3천900원)다.
존 첼 뉴욕시경 순찰대장은 "이건 1주일짜리 사업이 아니다. 우리는 몇번이고 되풀이할 것이고, 장소도 사전에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지하철에) 공짜로 탈 수 없고 무기류를 들고 올 수 없다는 걸 알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경찰은 올해 들어 적발된 불법무기 소지자 20명 중 11명이 지하철에 무임 승차하려다 단속된 사례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달 사이 뉴욕 지하철에선 살인과 총격, 흉기 난동 등 강력 사건이 빈발해 주민들의 불안이 부쩍 커졌다.
이러한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종식 이후 각종 범죄가 급증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 당국은 단속을 대폭 강화했고 올해 들어서만 1천700명의 무임승차자가 체포됐다.
이달 초에는 뉴욕주가 지하철 치안 강화를 위해 무장한 주방위군 750명을 투입, 의심스런 승객들을 대상으로 총기와 흉기 소지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덕분에 올해 대중교통 시설에서 발생한 중범죄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는 훨씬 많은 수준이라고 한다.
뉴욕포스트는 "작년 한 해 (뉴욕) 지하철에서 발생한 중범죄에 해당하는 폭력 사건은 모두 570건이다. 이건 2019년의 373건보다 53%나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 시경이 기자회견을 하기 수시간 전에도 뉴욕 시내 한 지하철역에선 흡연과 관련한 다툼 끝에 한 남성이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또, 같은 날 저녁 맨해튼 북동부 이스트할렘 역에서는 열차가 진입 중인 선로로 밀쳐진 남성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가해자는 정신병력이 있는 24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