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산업별 국내·글로벌 1위 기업 비교
반도체부문, 글로벌 1위 순이익률 36%…국내 1위는 5%
"10년간 국내기업 이자·법인세 부담 커져…세제조정·R&D 인센티브 등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산업별 시가총액 글로벌 1위 기업의 순이익률이 국내 1위 기업 순이익률의 2.5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에 따른 137개 세부 산업별 시가총액 1위에 해당하는 국내·글로벌 기업의 수익성을 비교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산업별 글로벌 1위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은 15.4%, 국내 1위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은 6.3%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글로벌 1위 기업과 국내 1위 기업의 수익률 격차가 연구개발비 및 판매·관리비를 책정하는 단계에서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3가지 지표(총이익률·영업이익률·순이익률)를 차례로 비교했을 때 연구개발비와 판매·관리비를 차감하기 전후의 지표 간 격차가 유독 컸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및 판매·관리비를 고려하기 전에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수익률이 유사했지만, 해당 값을 차감하고 난 뒤에는 글로벌 기업의 수익률(영업이익률)과 국내 기업 수익률은 2배 수준으로 벌어졌다.
기업의 이익을 나타내는 개념은 총이익, 영업이익, 순이익 순으로 그 의미가 좁아진다.
총이익은 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수치,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원가와 연구개발 및 판매·관리비를 뺀 수치, 순이익은 원가와 연구개발 및 판매·관리비, 이자 및 법인세를 뺀 수치를 뜻한다.
지난 10년(2012∼2022년)간 순이익률 증감을 살펴보면 글로벌 기업의 순이익률은 크게 증가한 반면 국내기업의 순이익률 증가 폭은 적었다.
글로벌 1위의 평균 순이익률은 지난 10년간 4.9%포인트 증가했지만, 국내 1위 평균 순이익률 증가분은 0.5%포인트에 불과했다.
한경협은 영업이익에서 순이익을 산출할 때 이자 비용과 법인세가 차감되는 만큼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의 이자·조세 부담이 글로벌 기업보다 커져 왔다고 해석했다.
GICS 대분류를 기준으로 산업 부문별 수익성을 보면 산업재·소재·에너지 부문에 있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 대비 낮은 수익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산업은 비교적 전방산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산업재(기계·중장비·전지) 부문의 경우 평균 순이익률을 책정하는 단계에서 격차가 커졌다. 산업재 기업이 법인세, 이자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소재(화학·금속) 부문에서는 평균 총이익률의 격차가 커 국내 기업의 매출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추정됐다.
에너지(정유사 등) 부문의 경우 3가지 지표 모두 3배 이상의 큰 격차를 보여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분석됐다.
세부 산업을 보면 반도체, 전자제품, 가전제품, 자동차, 석유제품 등 산업의 수익성이 낮게 측정됐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1위의 순이익률(36.2%)은 국내 1위(5%)의 7.3배로 격차가 가장 컸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법인세 조정, 투자 및 연구개발(R&D) 인센티브 등의 지원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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