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구호품 공중 투하 중단하고 육상 검문소 열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지려다 익사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을 보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해변에서 사람들이 공중에서 투하된 구호품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달리거나 바닷물에 빠진 구호품을 건지기 위해 거센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보인다.
수염을 기른 한 젊은 남성이 숨이 끊어진 듯 늘어진 채 해변으로 끌려 나오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이 남성을 살리기 위해 흉부 압박을 시도하다가 결국 포기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아이들에게 줄 식량을 건지기 위해 바닷물에 뛰어들었다가 순교했다"며 "구호품은 육상으로 전달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전쟁 와중에 육로를 통한 구호품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자 최근에는 항공기로 공중에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선박을 이용해 대규모 물자를 해안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전달된 구호품이 필요한 양의 20%에 그치고 있다는 게 구호단체들의 지적이다.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육로를 통한 가자지구 북부 구호품 전달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피란민이 사망했다. 하마스 측은 그 원인을 이스라엘의 발포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군은 압사 사고라고 반박했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구호품에 맞아 목숨을 잃거나 바다에서 구호품을 건지려다 익사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바닷물에서 구호품을 건지려다가 익사한 사람이 18명에 이른다며 구호품 공중투하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육상 국경검문소를 열어 인도적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닿을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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