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거듭 대응책 요구…"한국 법원 판결은 국제법 위반" 주장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일부 의원들이 지난달 한국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히타치조선 공탁금을 수령한 것과 관련해 대응책을 모색하라며 거듭해서 자국 정부를 압박했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보수계 단체인 '일본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의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만나 히타치조선 공탁금 수령과 관련한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모임은 요청서에서 "일본 기업이 받은 실질적 피해에 대해 대항하지 않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한 한국 대법원 판결을 암암리에 인정하는 것이 된다"며 자국 정부를 향해 "한국 정부가 히타치조선에 보상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언급한 한국 대법원 판결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이 히타치조선을 비롯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잇따라 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민당 의원들은 지난 14일에도 외교 관련 모임에서 히타치조선이 2019년 한국 법원에 담보 성격으로 맡긴 공탁금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지급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자국 정부에 대응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의원은 보복 조치로 한일 양국 간 통화 스와프 협정 중단,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강제동원 피해자 이모 씨 측은 서울중앙지법에서 히타치조선 측이 강제집행 정지를 청구하면서 공탁한 6천만원을 출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하야시 장관은 같은 날 "한일청구권협정에 명백히 반하는 판결에 기초해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극히 유감스럽다"고 항의했고, 일본 외무성은 이튿날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다만 하야시 장관은 당시 "본건은 공탁금이 법원에 맡겨진 점에서 특수하고, 같은 종류의 사안에서도 다른 예가 없다"며 한국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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