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전 핵심 머스크 스타링크 속도 떨어져…러도 사용"

입력 2024-03-27 17:08   수정 2024-03-27 17:09

"우크라 드론전 핵심 머스크 스타링크 속도 떨어져…러도 사용"
"러, 서방 제재 우회해 확보한 단말기 전선 투입" 의혹
"스타링크 속도 떨어져…우크라군 드론 운용·통신에 장애"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우회해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 단말기를 대량 확보해 전선에 투입하면서 전쟁 초부터 스타링크를 이용해온 우크라이나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이 가까이 대치하고 있는 전선에서 양측이 모두 스타링크 단말기를 대규모로 사용하면서, 부대 간 통신과 드론(무인기) 공격 등을 위해 이 단말기에 크게 의존하는 우크라이나군이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최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인터넷 연결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다른 접속 문제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미샤'라는 호출명을 쓰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지역의 한 스타링크 단말기 사용자는 "3주 전부터 인터넷 연결이 원활치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작동이 중단돼 재부팅하고 그러고 나면 속도가 떨어지고 다시 연결이 끊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자포리자 지역에 주둔 중인 공격용 드론 운용 부대 사령관 안톤은 자기 부대에선 지난 1월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새해 전에는 (통신) 속도가 훨씬 빨랐는데 이제 절반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중립국을 통해 스타링크를 구매해 자포리자 최전선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면서 "동일한 수의 스타링크 위성이 이제 두 배의 장치를 서비스하고 있으니 당연히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CNN은 최전선에 있는 다른 우크라이나 부대들도 비슷한 문제에 대해 하소연하며 러시아 측의 스타링크 단말기 사용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지난달 초 러시아 측의 스타링크 사용에 대해 처음으로 경보를 울렸으며, 러시아 측의 해당 장치 접근을 어렵게 하기 위해 스페이스X 및 이 기업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휴대전화 신호나 전파 신호보다 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스타링크 네트워크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정보통신 기반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머스크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본격 침공하기 직전 우크라이나의 통신 시스템을 망가뜨리자 스타링크 위성 단말기를 우크라이나 측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후 머스크가 더 이상 자금을 댈 수 없다고 난색을 보이자 미군은 스페이스X와 공식 계약까지 맺어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용을 계속해서 지원해 오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은 지난달 러시아 측이 서방 제재를 우회해 스타링크 단말기 수천기를 확보해 우크라이나내 점령지에서 장기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HUR 국장은 러시아의 사기업들이 사적 용도로 구매를 진행한 중개인을 통해 스타링크 단말기를 구매한 뒤 이를 옛 소련 국가 등 인접 국가를 통해 러시아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 측에 원활한 스타링크 사용을 보장하면서도 러시아군의 서비스 사용을 어떻게 차단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국 국방부의 조언을 구했다고 CNN은 전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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