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과반 여당 반대
역장·기관사 대화 녹취 짜깁기 의혹에 공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1년 전 열차 충돌 참사 처리 과정에서 증거 조작 의혹이 제기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정부가 28일(현지시간)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았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이날 내각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의원 300명 중 159명이 반대, 부결됐다.
집권당인 신민주주의당(ND)이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애초 불신임안은 부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열차 충돌 참사의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커지자 변화운동(PASOK-KINAL·이하 파속) 등 야권 4개당은 지난 26일 불신임안을 공동 제출했다.
지난해 2월 28일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외곽 터널 근처에서 승객 350명이 탄 여객 열차가 화물 열차와 정면충돌해 57명이 숨졌다.
직접적인 원인은 역장의 선로 변경 실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열차 안전 시스템의 전반적인 부실이 근본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뤄지지 않았다.
시민사회와 유족들은 안전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정치권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분노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과거 당국이 공개한 역무실·기관실 간 통신 녹취록이 짜깁기 된 정황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야권은 정부가 열차 충돌의 원인이 인재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국민을 속였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제1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니코스 파파스 국회의장은 전날 의회에서 미초타키스 총리를 겨냥해 "여론은 당신이 열차 참사를 은폐할 준비가 돼 있다는 돌이킬 수 없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은폐하라는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불신하고 분노한 사회에 진실을 말하고 싶다"며 "국가의 만성적인 실패가 인간의 실수라 만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