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4월이나 6월"…ECB 총재는 6월 인하 시사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내에서 4월이나 6월 등 봄에 온건한 수준의 첫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이자 ECB 정책위 위원인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는 28일(현지시간) 한 행사에 참석해 고금리가 지나치게 장기화할 경우의 경제적 위험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소득·일자리·공공재정 등을 위해 경제 연착륙 목표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금리가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오히려 향후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이제 균형 잡혔지만 성장 위험은 하향세"라면서 "금리 인하 시작을 통해 성장 위험에 대한 보험적 조처를 할 때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4월이나 6월 초 등 첫 금리 인하의 정확한 시기는 실존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올봄에 금리 인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아마 온건한 수준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후 우리가 모든 회의 때마다 금리를 내려야 할 의무는 없지만 그러한 선택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빌르루아 총재는 이날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기는 했지만 4월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봤으며, 이는 소수인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에 속한다는 게 블룸버그의 평가다.
앞서 ECB는 이번 달 회의에서 4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으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수차례에 걸쳐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CB 내부에서는 6월 첫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의견이 수렴되는 분위기이며, 시장에서도 6월 0.25%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거의 반영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이 25∼28일 이코노미스트 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원이 4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68명은 6월 첫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봤다.
ECB의 금리 결정 회의는 4·6·7월 열린 뒤 휴식기를 거쳐 9·10·12월 다시 열린다.
아울러 그는 유로존 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시간표와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어느 정도 유사하지만 원인·수준·정책시간표 등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면서 "(양측이) 서로 소통하지만 각 중앙은행은 각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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